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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불안한 세계경제…올 M&A 5395조원 사상최대

등록 2015-12-22 20:07수정 2015-12-22 21:02

50억달러 넘는 거래만 137건
‘메가딜’ 거래액 전체의 절반 넘어
화이자-‘보톡스’사 합병 제약사 1위
저성장에 몸집 불려 수익원 찾기
저금리로 자금확보 용이 분석도
올해 세계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1일 톰슨로이터 자료를 인용해 올해 인수·합병 거래 규모가 4조6000억달러(약 5395조원)로 이전의 최대치였던 2007년 4조3000억달러(약 5043조원) 기록을 깼다고 보도했다. 2007년은 세계 금융위기 발발 한해 전으로 시장의 거품이 꺼지기 직전이던 때인데, 이때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는 손꼽힐 만한 대형 거래가 많았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최대 거래는 비아그라로 유명한 미국 최대 제약사 화이자가 보톡스로 유명한 앨러건을 약 1500억달러(약 175조원)에 합병한 것이다. 이 거래로 합병회사는 세계 최대 제약사가 됐다. 두번째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 에이비(AB)인베브가 세계 2위 맥주회사 사브밀러를 1090억달러(약 127조원)에 합병한 거래다. 합병회사는 세계 맥주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게 됐다. 세번째는 에너지 기업인 로열더치셸과 비지(BG)그룹의 700억달러(약 82조원) 인수·합병이고, 네번째는 컴퓨터 회사 델이 데이터 저장업체인 이엠시(EMC)를 660억달러(약 77조원)에 인수한 것이다.

이밖에도 매리엇호텔이 쉐라톤 브랜드로 유명한 스타우드를 122억달러(약 14조원)에 인수해 객실 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 호텔 체인 업체가 됐다. 미국 대형 식품회사인 하인즈는 또다른 대형 식품회사인 크래프트와 540억달러(약 63조원) 규모 인수·합병 거래를 마무리했다. 미국 거대 화학회사인 듀폰과 다우케미컬도 합병 뒤 3개 회사로 다시 분할하기로 합의했다.

대형 인수·합병을 일컫는 ‘메가 딜’은 올해 인수·합병 시장의 특징이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올해 50억달러 이상 대형 인수·합병 거래가 137건이었는데, 이 137건의 거래액이 전체 거래액의 절반을 넘는다고 전했다.

올해 인수·합병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우선, 세계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기업 자체의 성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 수익원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했다. 세계적 저금리 기조 덕으로 인수·합병에 사용할 자금 조달이 쉬워진 점도 또다른 원인이다. 세번째로는 기업 경영에 관여해 수익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행동주의’ 세력의 영향력 확대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이밖에도 미국 기업들이 조세회피를 위해 본사 주소지를 미국보다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옮기는 이른바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를 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거래는 특히 보건의료 산업에서 많은데, 대표적인 예가 올해 화이자와 앨러건의 합병이다. 화이자는 앨러건과의 합병 뒤 본사를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미국(35%)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내년 인수·합병 시장은 올해와 시장 여건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다만, 채권 시장과 지정학적 불안이 변수라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정크본드(투기채권)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고, 특히 빚이 많은 에너지 기업들이 채무 상환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고위험 고수익’ 회사채 시장에서 발생한 부도가 회사채 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진다. 또 테러로 대표되는 지정학적 불안도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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