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37~40달러…7년만에 최저
이란 석유공급 재개 땐 추가 하락
이란 석유공급 재개 땐 추가 하락
석유값이 다시 곤두박질쳤다. 바닥 모를 석유값 추락에 에너지 기업들도 시장 퇴출 위기로 몰리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7일(현지시각) 5.8% 떨어진 배럴당 37.65달러, 브렌트유는 5.3% 하락한 40.73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 2월18일 이후 7년 만에 최저치이다.
지난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는 하루 3000만배럴이라는 생산 목표치를 초과하고 있는 현재의 생산량을 줄이고자 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현재 오펙은 하루 수요량보다도 50만~200만배럴을 추가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값의 하락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펙 회원국들이 시장점유율 확보 싸움을 하면서 감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경제제재가 해제되는 이란이 내년 3월부터 국제시장에 석유를 대량 공급하기 때문이다. 이란은 내년 3월에 추가로 하루 40만배럴, 6월에는 여기에다 20만배럴을 더 증산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예상했다. 이란은 지난 10월 하루 290만배럴을 생산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월 오펙이 산유량을 동결하면 내년에 유가가 20달러대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의 에울로히오 델피노 석유장관도 지난달 유가가 내년에는 배럴당 20달러 중반대로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석유값 폭락에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계속되자, 에너지 기업들은 주가가 폭락하며 심각한 위기에 빠지고 있다. 미국 동부의 최대 천연가스 및 석탄회사인 콘솔에너지는 7일 주가가 15% 폭락했고, 송유관 및 에너지 기반시설 회사인 윌리엄스는 13% 급락했다. 체서피크에너지의 회사채는 17%가 떨어져, 1달러당 32.8센트에 거래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7년 만의 최저치인 유가가 에너지 기업의 주가를 강타해서 이미 과잉투자로 부채에 시달리는 에너지 기업들이 사업퇴출 위기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한 셰일 에너지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생산량을 줄이지 못해, 가격 폭락과 수익 악화라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9월 하루 930만배럴을 기록해, 전달보다 0.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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