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터넷 위주…상장사 25곳
직접투자 12억달러…연평균 37%↑
직접투자 12억달러…연평균 37%↑
중국 자본은 최근 5년여 동안 국내 기업에 게임·인터넷·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3조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중소기업청이 서강대에 맡겨 조사한 ‘중국 자본의 한국투자 현황 및 대응방안’ 발표자료를 보면, 중국 자본은 2010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국내 32개 기업에 총 2조9606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32개 기업 중 상장사는 25개였으며, 이 중 코스닥 기업이 20개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투자 업종별로는 게임·인터넷(6곳), 엔터테인먼트(5곳), 정보기술(4곳), 유통(3곳) 순으로 많았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이른바 ‘저우추취(국외시장 개척)’ 전략에 따라 국외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국외직접투자 규모는 1231억 달러로 전년과 견줘 14.2% 증가했다.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홍콩을 포함시키면 중국은 세계 2위의 투자국이다.
중국의 한국 직접투자 총액은 지난해 11억9천만 달러로 연평균 37.6%씩 증가하고 있다. 직접투자 총액이 백만달러였던 1992년과 견주면 약 1100배 증가했다. 특히 한국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2011년 71.1%에서 지난해 87.8%로 최근 4년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부동산·임대 분야가 2011년 62.4%에서 2014년 79.8%로 크게 확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자본의 국내 투자는 해당 기업의 사업에 대한 기대감 상승이나 재무구조 개선,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한 주가 상승효과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대표적으로 유아용품기업 아가방은 중국 의류업체 랑시그룹의 투자 사실이 공시된 후 3개월간 주가가 130% 상승했다. 드라마·영화 제작사 초록뱀도 중국 투자 사실 공시로 한 달간 주가가 140% 올랐다. 그러나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투자나 중국 최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업체 비오이(BOE)의 하이디스 인수 때처럼 국내 기업의 기술만 얻어 가고 기업 경영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정적 사례도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향후 본격적인 중국자본의 유입이 예상된다”면서 “중국 기업과 국내 기업이 상호 이익을 얻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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