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을 6.9%로 발표하면서, 중국이 발표하는 경제 통계의 신뢰성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이 19일 3분기 성장률을 예상보다도 좋은 6.9%로 발표하자마자, 경제분석가들 사이에서는 그 정확성에 대한 회의가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0일 보도했다. 발표된 공식 성장률과 이를 떠받치는 데이터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경제분석가 사이에서는 중국의 실제 성장률은 공식 발표보다 1~2%포인트 낮을 것이라는 진단이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경제는 3분기 동안 수·출입이 감소하고, 산업생산도 예상보다 미약했다. 산업생산 성장률은 지난 6월 6.8%에서 9월에 5.7%로 떨어졌다. 수출은 9월 현재 -3.7%를 기록했다. 43개월 연속 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고정자산 투자 증가도 6월 10.4%에서 9월에 6.8%로 떨어졌다. 소매판매와 서비스 분야가 호조를 보였으나, 이것이 부진한 분야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경제분석가들은 세계 2위의 중국 경제가 파탄날 우려는 적으나, 실질 성장률은 공식지표보다 1~2%포인트 낮을 것으로 믿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6.9%도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경제통계 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 경제가 실질적으로 약 4.5% 안팎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2012년 전에는 중국의 고도성장 때문에 성장률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위험도는 적었으나, 현재는 성장 저하로 목표치를 맞추라는 압력이 통계전문가들에게 가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발표하는 공식 경제통계는 오래전부터 신뢰성에 의문을 자아냈다. 2010년 당시 랴오닝성 당서기였던 리커창 총리는 중국의 성장 데이터가 “인위적”이라고 말한 것이, 위키리크스 사건으로 폭로된 미국 외교문서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중국은 또 통계 발표를 아무런 해명없이 중단하기도 한다. 중국은 10년 동안 소득불평등 지수인 지니계수 발표를 하지 않다가, 2012년 재개하기도 했다.
에치에스비시(HSBC) 경제분석가 프리데릭 뉴먼은 “토끼(중국)가 모자에서 뛰어나올 때 7% 성장 목걸이를 걸고 있을 것이다”며 “자신들이 느끼기에 적당하다는 수치를 전달하는 중국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중국 통계의 신뢰성을 비꼬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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