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점유율 30.5%로 올라
세계 최대 맥주회사 에이비(AB)인베브가 2위 회사인 사브밀러와의 인수합병 협상을 사실상 타결해, 세계 시장 30% 이상을 장악하는 공룡 맥주회사가 탄생한다.
사브밀러는 13일 에이비인베브가 자사를 679억파운드(119조748억원)에 인수합병하겠다는 제안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공식 협상 타결 마감일은 오는 28일까지이며, 만약 인수합병이 최종 성공하면 사상 세번째 거래 규모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에이비인베브는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코로나, 벡스 같은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로 한국의 오비맥주도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20.8%였다. 필스너 우르켈과 밀러 같은 브랜드를 보유한 사브밀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9.7%였다.
이번 거래의 배경에는 브라질 최고 부호 조르지 파울루 레망(75)이 있다. 그는 1989년 동료인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시쿠피라, 마르세우 텔리스와 함께 1989년 브라질 맥주회사 브라마를 인수했다. 2004년에 벨기에 대형 맥주회사 인터브루와 합병하고 2008년에는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미국 회사 앤하이저부시와의 합병을 주도했으며, 이번에는 사브밀러와의 합병에도 성공했다.
에이비인베브는 영국에 본사를 둔 사브밀러에 주당 44파운드로 지난달 14일 기준 주식가격에 50% 프리미엄을 얹어 주기로 했으며, 사브밀러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사브밀러에서는 그동안 2대 주주인 콜롬비아 재벌 산토 도밍고 가문이 에이비인베브 인수합병 제안에 부정적이었으나, 이번 제안은 받아들였다.
에이비인베브는 사브밀러와의 인수합병 협상을 사실상 타결하면서 세계 맥주 시장에서 가장 성장력이 높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사브밀러의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은 40.3%에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플라토 로직에 따르면 세계 맥주 시장은 올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0.1% 후퇴하지만 아프리카 시장은 2.6% 성장이 예상된다.
이 인수합병에 완전히 성공하려면 주총 승인과 각국의 독점 규제를 통과해야 한다. 미국 시장의 경우 에이비인베브 점유율은 45%이고 사브밀러는 25%에 이르기 때문에, 반독점 규제 통과가 쉽지만은 않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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