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코어.
회사채 시장서 ‘정크본드’ 취급
세계 원자재 가격 하락 직격탄
회사채 외 부채도 300억달러 달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재연 우려도
세계 원자재 가격 하락 직격탄
회사채 외 부채도 300억달러 달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재연 우려도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의 여파로 세계 최대 원자재 회사인 글렌코어가 발행한 회사채가 시장에서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글렌코어가 무너질 수 있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건에 견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글렌코어가 발행한 회사채가 이번주 시장에서 현금 기준으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정크본드들에나 적용되는 방식이라고 시장 참가자들의 말을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신용평가사들은 글렌코어가 발행한 회사채 360억달러에 대해서 투자적격 등급을 매겼지만, 시장의 반응은 이와 다르다. 투자적격 등급 회사채는 보통 수익률 기준으로 거래된다.
지난달 29일 내년 5월 만기가 돌아오는 글렌코어의 무담보 회사채는 액면가 1달러인 경우에 93센트에 거래됐으며, 90센트 이하에 거래된 경우도 있다고 신문은 익명의 투자가를 인용해 전했다. 이 채권을 보유한 사람은 11월에 0.8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정도 이자는 연 기준으로 따지면 13%에 이른다. 만기가 장기인 경우 글렌코어 회사채 가격은 더욱 떨어지고 있는데, 투자가들이 글렌코어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글렌코어 회사채가 정크본드 취급을 받는 것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겪고 있는 위기 때문이다. 글렌코어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다국적 원자재 회사로 세계 아연 시장의 점유율은 60%, 구리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하는 회사다. 최근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시장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다. 회사채와는 별도로 부채도 300억달러 이상에 달해 글렌코어가 부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렌코어는 지난달 보유 광산 매각 등 자산 처분으로 부채 100억달러를 줄인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글렌코어 위기의 배경은 원자재 가격 하락 및 시장 침체인데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시장 침체는 한동안 나아지지 않을 듯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인 인베스텍은 28일 글렌코어의 수익구조가 붕괴돼 글렌코어 주식 가치가 0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글렌코어 주가는 28일 런던 증시에서 29% 하락하고 29일 홍콩시장에서는 27% 내렸다. 투자기관인 글로벌인베스터스의 최고경영자(CEO) 프랭크 홈스는 “글렌코어는 리먼브러더스와 비슷하다. 글렌코어는 복잡한 거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글렌코어가 흔들리면 세계적 충격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미국 <시엔비시>(CNBC) 방송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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