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18조달러…10년새 4배 이상
미국 금리인상 대비 안하면 직격탄
IMF, 연준에 내년까지 연기 권고도
‘17% 차지’ 국제채권시장도 위험
미국 금리인상 대비 안하면 직격탄
IMF, 연준에 내년까지 연기 권고도
‘17% 차지’ 국제채권시장도 위험
국제통화기금(IMF)이 신흥국의 기업 도산 사태를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국제통화기금은 29일 신흥국 경제와 채권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경우 기업 도산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기구는 다음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이 기구와 세계은행의 연례 총회에 참석할 각국 중앙은행장과 재무장관들의 회의 자료인 ‘세계 금융 안정성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는 “선진국 경제들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함에 따라, 신흥국들은 기업 도산 증가에 대비하고 필요할 경우 기업 파산 제도를 개혁할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이런 위험을 과소평가해온 것 같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준의 제로금리와 돈풀기 정책인 양적완화로 금융 비용이 기록적으로 낮아지면서, 주요 신흥국 시장에서 비금융권 기업부채는 2004년 4조달러에서 2014년 18조달러 이상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같은 기간 신흥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기업부채 평균 증가율은 26%였다고 통화기금은 지적했다.
통화기금은 역사적으로 신흥국 시장이 금융위기를 겪기 전에는 기업부채가 증가했다며, 신흥국 경제에서 달러 표시 부채의 증가와 갑작스런 금리 인상이 가져올 충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통화기금은 앞서 미국 연준에 내년까지 금리 인상을 미뤄달라는 이례적인 권고를 10년 만에 처음으로 했다. 기업부채 수준은 역사적인 최고점보다는 낮지만, 금리와 부채비용 상승 가능성 때문에 금융위기 이후 저렴한 금융비용의 시대가 끝나고 “신흥국 시장의 기업 분야에 핵심적인 위험”을 조성하고 있다고 이 기구는 진단했다. 통화기금의 이런 우려는 신흥국 시장의 은행 자산이 기업부채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기업 분야에 충격이 올 경우, 신속히 은행으로 번져 대출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이미 둔화한 신흥국 경제의 성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2004년 신흥국 기업부채 중 9%가 채권으로 국제 채권시장에서 거래됐는데, 2014년에는 17%로 늘었다. 신흥국의 기업 도산이 급증할 경우, 국제 채권시장 역시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의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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