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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속인 폭스바겐…배출가스 조작 1100만대 가능성

등록 2015-09-23 18:31수정 2015-09-23 22:19

디젤 승용차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곤경에 빠진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의 로고가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거래소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폴크스바겐 주가는 독일 증시에서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반토막났다. 뉴욕/EPA 연합뉴스
디젤 승용차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곤경에 빠진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의 로고가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거래소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폴크스바겐 주가는 독일 증시에서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반토막났다. 뉴욕/EPA 연합뉴스
독일 대표 차 78년 만에 최대 위기
독일 폭스바겐(폴크스바겐) 그룹이 디젤 승용차 배출가스 조작 가능성이 있는 자사 자동차가 세계적으로 1100만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면서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22일(현지시각) 누리집에 올린 성명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차량들은) EA189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들이다. 세계적으로 1100만여대 정도다. 시험 때와 실제 도로 주행 때 차이는 이 엔진에서만 발생한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 스캔들은 지난주 미국에서 먼저 불거졌다.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는 폴크스바겐의 2.0리터 디젤 엔진 차량에 인증시험을 받을 때만 배출가스 양을 줄여주는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며, 이 차량들의 일반적인 주행 때는 이 소프트웨어가 작동하지 않아 허용 기준치보다 10~40배에 이르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질소산화물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배출가스다. 미 당국은 폴크스바겐의 2009~2015년형 제타와 비틀, 골프, 계열사인 아우디의 A3, 2014년형과 2015년형 파사트 5개 차종 등 모두 48만2000대를 리콜하라고 명령했다.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22일 비디오 성명을 발표해 “(폴크스바겐의) 브랜드와 기술, 차량을 신뢰하는 세계 수백만명의 신뢰를 저버린 데 대해 끝없이 죄송하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스캔들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디젤 엔진 차량 인증시험때만
배출가스 줄도록 조작
주행땐 기준치 수십배 질소산화물

미 환경보호청 48만대 리콜 명령
유럽선 더 많이 팔아 파문 확산

‘클린 디젤’ 판매 전략 불신 부메랑
신뢰 추락에 주가 이틀새 반토막

폴크스바겐이 문제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1100만대는 미 당국이 리콜 명령을 한 자동차 대수의 20배가 훨씬 넘는다. 올해 상반기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량을 기록한 폴크스바겐의 한해 전체 생산대수보다 많다.

또 폴크스바겐이 그동안 광고해왔던 ‘클린 디젤’ 자동차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이미지 타격은 폴크스바겐의 본고장인 독일을 포함한 유럽시장에서 특히 심각할 듯 보인다. 유럽에서는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 등으로 디젤 승용차가 전체 판매 승용차의 절반에 해당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동차 시장이지만, 폴크스바겐 차 판매량을 보면 미국은 폴크스바겐 전체 판매량의 6%, 유럽과 러시아는 40%를 차지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폴크스바겐이 디젤차 배출가스 양을 조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일부 차량에 들어 있는 이유는 성능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디젤 승용차 배출가스에서 질소산화물 등을 줄이면, 디젤차의 출력과 연비 등 성능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이 적발된 미국은 유럽보다 엄격한 기준의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서 이 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 듯 보인다. 폴크스바겐이 구체적으로 어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시험 때 배출가스 양을 줄였는지는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실험실에서 하는 시험에서는 일반 도로 주행 때와는 가속페달과 핸들 조작 등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사태에 대응할 비용으로 반년치 이익에 해당하는 65억유로(8조6000억원)를 유보한다고 했지만, 조사는 세계 각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도 폴크스바겐 스캔들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 환경보호청은 폴크스바겐에 180억달러(21조4000억원)가량의 벌금을 물릴 가능성이 있으며, 미 뉴욕주는 다른 주와 공동으로 폴크스바겐 그룹의 배출가스 조작에 대해 형사처벌을 염두에 두고 조사중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폴크스바겐 주가는 21일 18.6%, 22일 19.82% 등 이틀 연속 급락하며 단숨에 반토막났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폴크스바겐 78년 역사상 이번 스캔들은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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