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거래액 20% 1년간 예치
위안화 평가절하뒤 유출 가속
위안화 평가절하뒤 유출 가속
지난달 위안화를 전격 절하했던 중국이 자국 내 자본의 대규모 국외 유출을 막고자 선물환 거래 규제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다음달 15일부터 선물환 거래액의 20%를 제로 금리로 최소한 1년간 인민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새 규정을 마련해 은행들에 회람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과 <블룸버그> 등이 2일 보도했다.
이 조처는 지난달 11일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중국 내 자본이 국외로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단기차익 목적의 투기적인 환거래를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이 서방 국가들로부터 새로운 시장규제 조처를 도입했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이번 조처를 취한 것은 수출을 떠받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면서도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을 띤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올 들어 많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 4조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그 이후 올해 2분기까지 약 3410억달러나 감소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안정과 자본 유출을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이 투자은행은 지난달 위안화 평가절하 조처 이후 약 1500억~2000억달러가 중국에서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자본 유출 현상은 아직까진 위험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외환보유고가 줄고 있으나, 여전히 위안화 방어를 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월평균 400억달러를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이런 자본유출 현상이 가속화할 가능성이다. 금융시장에선 중국 당국이 위안화의 추가적인 약세를 유도해야 하거나 경기가 더 악화한다면 자본의 국외 유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처가 일단 시장에 먹혔다고 전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달 달러 대비 2.6% 하락해, 1994년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1일 오후 0.1% 상승해 달러당 6.3698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ANZ) 은행의 아이런 정 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인민은행의 새 규정이 일단 효과는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경제) 기초 여건이 위안화 환율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중국 분기별 자본 순유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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