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위안 가치를 사흘 내리 떨어뜨린 13일 상하이의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주가 변동이 표시되는 전광판을 보고 있다. 상하이지수는 이날 1.76% 상승 마감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1.86%→1.62%→1.11%
인민은행 “추가 절하 여지 크지 않아”
아시아 금융시장 안정세 되찾아
인민은행 “추가 절하 여지 크지 않아”
아시아 금융시장 안정세 되찾아
중국이 사흘 내리 위안 가치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하락 속도를 조절할 뜻을 내비치면서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중국 인민은행 외환교역센터는 13일 위안 기준환율을 달러당 6.4010위안으로 고시해, 전날보다 위안 가치를 1.11% 떨어뜨렸다.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기준환율을 하루 변동 폭으로는 사상 최대치인 1.86% 올려(가치 하락) 고시한 것을 시작으로 12일에는 1.62% 절하하는 등 사흘 내리 위안 가치를 급격하게 떨어뜨렸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단기적으로 더 급격한 위안 평가절하는 피하려는 듯 보인다. 인민은행은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 추가 평가절하 여지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장샤오후이 인민은행 행장조리는 “위안이 앞으로 절상 추세로 복귀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12일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안 가치의 하락 폭을 줄였다고 전했다. 12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 가치는 관리변동환율제에서 변동 한계치인 2%에 근접하게 떨어졌는데, 장 마감 15분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개입해 하락 폭을 1% 정도로 줄였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렉 시저스 연구원은 “인민은행이 위안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국영 은행들에 위안을 매입하도록 지시하는 일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당국이 위안 가치를 얼마나 떨어뜨릴지에 대해선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정부 내에서 위안 가치를 10%까지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리강 인민은행 부행장은 10% 평가절하설을 부인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12일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위안 가치를 절하했지만, 평가절하 폭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이 일본처럼 양적완화 정책을 펴 경기 하강을 막기를 원하지만 고정환율제도로는 힘들기 때문에 시장친화적 환율로 옮겨가고 싶어한다고 했다. 다만, 일본은 엔 가치를 시장이 저평가됐다고 할 때까지 내려가도록 뒀지만 중국은 위안 가치를 조금 절하했을 뿐이라고 했다. 중국의 정책적 목표가 달성되려면 위안 가치가 추가로 떨어지도록 놔둬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인민은행은 이전까지 당국이 전적으로 결정하던 기준환율을 앞으로는 시장 조성자들의 주문 가격과 마감가를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 위안 가치가 떨어지면 기준환율에도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이는 기준환율 조정을 통한 추가적인 위안 평가절하 가능성을 열어 둔 조처였다.
중국이 위안 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리지 않고 하락 속도를 조절할 듯 보이자, 아시아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3일 0.99% 상승 마감했다. 12일 약세를 보였던 말레이시아 링깃과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한국시각 13일 오후 4시께 전날에 견줘 각각 0.3%와 0.7% 상승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