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이틀째 평가절하
7%성장률 목표 달성 ‘빨간불’
산업생산 증가율도 기대 밑돌아
7%성장률 목표 달성 ‘빨간불’
산업생산 증가율도 기대 밑돌아
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 가치를 낮추도록 기준환율을 조정한 데에는 경기둔화 저지와 환율 결정 유연성 강화라는 두가지 목표가 있다. 급속히 둔화하는 경기를 떠받치려는 것은 중국이 위안 평가절하에 나선 핵심적 이유로 해석된다. 위안 가치를 낮춰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일종의 부양책이다. 이는 중국 경제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목표치인 7%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올 한해 성장률도 7%에 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중국 경제가 1980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10% 이상의 유례없는 고도 성장을 해왔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도 평균 8%의 성장을 한 데 견줘, 급격히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출은 당장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주 발표된 7월 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8.3% 줄었다. 3~5월 석달 연속 지난해 대비 수출이 감소했고, 1~7월 전체로는 지난해 대비 0.8% 줄었다. 산업생산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2일 발표한 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 증가했는데, 이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조사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인 6.6% 증가보다 낮다. 수출과 산업생산 감소는 중국 지도부가 사회 안정의 핵심으로 여기는 일자리 문제를 위협한다. 중국 정부로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긴급처방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익명의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 지도자들이 예상보다 경기가 빠르게 침체하고 있다고 판단해 위안을 평가절하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는 이강 인민은행 부행장이 불과 석달 전인 5월 상하이에서 투자자, 학자들과 만나 “중국 무역 흑자가 아직 크다”며 “위안 가치 절하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한 것과 완전히 달라진 기류다. 신문은 중국 관리들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위안 평가절하에 나선 데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성장세 지속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지난 두달 동안 고위 관리들에게 여려차례 “경제 성장 지속”을 강조해왔다는 것이다.
이번 평가절하는 중국이 시장가치를 반영한 환율시스템을 시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민은행은 12일 누리집에 낸 자료를 통해 “(이틀 연속 큰 폭 조정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장 조성자들의 주문 가격과 마감가를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유연성 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인민은행은 이전까지 기준환율을 자체적으로 결정해왔으나, 11일부터 기준환율 결정 때 시장가격을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정부가 기준환율을 매일 고시하고, 환율 변동폭을 기준환율의 2% 이내로 제한하는 ‘관리변동 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여기에 시장 흐름을 더 반영해 유연성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다.
위안을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에 편입시키는 것을 고려중인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성명을 통해 “중국이 환율 결정 때 시장에 더 많은 힘을 허용해준 것은 환영할 만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중국이 앞으로 2~3년 안에 (완전) 변동 환율제를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중국 수출 증감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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