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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세계적 저성장 국면에 ‘위안화 폭탄’…‘통화 절하’ 도미노 우려

등록 2015-08-12 19:58수정 2015-08-13 10:36

중국의 전격적인 위안 평가절하 조처로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린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의 거래인들이 근심스런 눈길로 거래 동향을 살피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중국의 전격적인 위안 평가절하 조처로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린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의 거래인들이 근심스런 눈길로 거래 동향을 살피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중국 위안화 이틀째 평가절하
이틀 연속 위안 대폭 평가절하의 여파가 전세계로 번지면서, 중국 당국이 위안 절하 정책을 어디까지 추진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은 위안이 빠른 속도로 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점점 많은 분야에서 중국과 수출 경쟁을 하고 있는 한국 원을 비롯해, 주요 자원 생산국들의 통화도 절하 압력을 받고 있어 통화전쟁의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위안은 고평가 통화?

위안은 그동안 인위적으로 평가절하된 대표적 통화로 공격을 받아왔다. 미국 조야에서는 중국을 대표적 환율 조작국으로 비판했고, 미국의 위안 평가절상 요구는 최근 10년 동안 미-중 사이의 핵심 현안이었다.

이런 공방전은 올 상반기 들어 갑자기 잦아들었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월 국제 환율 관련 보고서에서 중국이 최근 몇년 동안 위안 절상을 용인했다고 인정했다. 위안은 지난 10년 동안 달러 대비 33%나 가치가 올랐다. 지난 5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위안은 더이상 과다하게 평가절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위안이 2010년부터 지난 6월까지 26%나 올랐다고 분석하고, 위안이 스위스 프랑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강세인 통화가 됐다고 지적했다.

위안이 고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의 성장률은 낮아지고, 수출도 감소하고 있다. 이는 위안의 절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중국은 이번 조처를 통해서 환율을 당국의 통제가 아니라 시장에 맡긴다는 명분도 내세우고 있다. 스위스 유에스비(USB)은행의 중국 담당 왕타오 연구원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인민은행이 전날 결정된 시장 환율을 엄격하게 따른다면, 위안 평가절하에 대한 기대가 정착돼 위안은 빠르게 큰 폭으로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올 연말 기준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을 6.3위안으로 예측했으나, 이번 조처 이후 6.5위안으로 수정했다.

이대로면 위안화 더 떨어질 듯
모든 국가들에 적신호
수출 경쟁국 한국 통화절하 유혹
특히 원자재 수출국한테 타격
미국 경기회복 여건도 나빠질 듯

“고평가된 위안화 조정 국면
‘환율 전쟁’ 우려 크지않다” 견해도
위안화 절하 카드 안 먹힐 때가 문제

■ 통화전쟁 벌어질까

전세계적 저성장 국면에서 최대 수출국 중국의 위안 평가절하는 모든 국가들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금리 인하와 통화 절하 경쟁에 뛰어드는 상황이 가속화할 우려가 번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최대 수출 경쟁국이 된 한국은 가장 큰 통화 절하 유혹을 받게 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했다.

원자재 값이 이미 크게 떨어져 고전 중인 원자재 수출국들은 추가 타격을 받게 됐다. 위안 약세는 원자재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구매력을 더욱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중국의 위안 절하 조처 이후 런던 선물시장에서 22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도 11일 0.6% 하락했다. 이 여파로 중국에 석탄 등을 수출하는 오스트레일리아 달러 가치는 11일 1% 이상 떨어졌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 최근 통화가치 급락을 겪은 국가들도 원치 않는 평가절하 파고에 휩쓸릴 수 있다.

9월께로 예상되던 미국의 금리 인상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 상황 악화로 미국 경기 회복 여건도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과 일본의 수출도 중국 시장의 위축과 위안 약세로 큰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중국의 조처가 기본적으로 시장의 위안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환율전쟁의 우려는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위안은 지난 1년 동안 달러 대비 12%나 가치가 올랐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조정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국립오스트레일리아은행의 외환전략연구원 레이 애트릴은 “이것은 환율전쟁이라기보다는 최근 경기침체에 직면한 중국 경제의 조정 과정”이라고 짚었다.

문제는 중국이 위안 절하라는 최후의 카드를 빼들었는데도 경제와 수출 둔화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세계 경제는 위안 평가절하 이후가 더 걱정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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