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폭락에 상심한 중국인들이 황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4일 보도했다. 금값은 최근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런 중국인들의 행보는 금 시장에도 희소식이다.
홍콩에 본사를 둔 금 거래업체 파인메탈아시아의 패드레이그 세이프는 늘 엇비슷하던 매출이 최근 갑자기 뛰기 시작해 “정말 놀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말했다. 회사의 6월 수익이 5월에 견줘 3배나 뛴 것이다. 인기가 좋은 250g짜리 골드바는 이미 다 팔렸고, 500g짜리도 재고가 달리는 상황이다. 세이프는 가격에 민감한 소규모 개인 투자자들이 금에 눈독을 들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금을 선주문하는 고객들도 생기는 이례적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만해도 강세를 보이던 중국 증시에 영향을 받아, 중국의 금 수입은 7% 떨어진 272.9t을 기록했던 터다. 하지만 6월을 기점으로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중국 증시가 7월에 14%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처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인들이 금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은 금 시장엔 희소식이다. 금값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달러 강세가 이어져,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은 등 귀금속 실물거래소인 불리언캐피털의 라이언 케이스는 “계절적으로 보면 지금이 중국에서 금 수요가 많은 시기가 아닌데, 낮은 금값이 중국 고객들의 수요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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