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경제

“음악은 공짜가 아니다”…테일러 스위프트, 음악산업 구할까

등록 2015-07-12 19:08수정 2015-07-13 10:15

“애플 뮤직에 음원 제공 않겠다” 선언
스트리밍 업체들의 ‘공짜 음악’ 비판
공짜 음악에 음악산업 축소 가속화
비판에도 스트리밍이 대세 될 듯
지난달 21일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26)는 애플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에 자신의 앨범인 <1989>의 음원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스트리밍이란 소리나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파일을 내려받아 저장하지 않고, 실시간 온라인으로 재생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는 당시 애플에 정중한 어조로 쓴 공개편지에서 “우리는 아이폰을 공짜로 달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공짜로 음악을 달라고 하지 말아달라”고 적었다. 스위프트는 애플이 애플 뮤직에서 첫 3개월은 무료사용 기간을 소비자에게 주는데, 이 기간에는 음악 저작권자 등에게 대가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정책을 비판했다. 스위프트의 공개비판이 있자 애플 수석 부사장인 에디 큐가 다음날 “애플 뮤직은 무상제공 기간에도 아티스트들에게 수익을 배분할 것”이라며 애플의 정책 변경을 발표했다. 스위프트도 애플이 정책을 바꾸자, <1989> 앨범 음원을 애플 뮤직에 제공했다.

스위프트는 애플 뮤직 이전에도 다른 업체들이 운영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공짜 음악 제공을 비판한 적이 있다. 스위프트는 지난해 7월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음악은 예술이며 예술은 중요하고 귀한 것이다. 귀한 것에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음악은 공짜가 아니다”라고 했다. 넉달 뒤인 11월에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에서 <1989> 앨범 음원을 제거했다. 스위프트는 미국 시사 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비츠 뮤직이나 랩소디에서 내 앨범에 접근하려면 (유료 서비스인) 프리미엄 패키지로 들어야 한다. 그런데 스포티파이는 그런 장치가 없다. 나는 사람들이 음악가의 창조에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룹 라디오헤드의 보컬인 톰 요크도 스포티파이의 서비스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자신의 노래를 음원으로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래퍼 제이지는 지난 4월 이런 불만 때문에 유료 스트리밍 업체 타이들을 직접 설립했지만, 현재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세계 음악산업에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분야지만, 공짜 음악 제공 및 업체와 음악가 사이의 수익 배분을 놓고 논란이 많은 서비스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에는 유료회원도 있지만 광고를 듣는 대신 공짜로 음악 청취를 즐기는 무료회원이 더 많다. 전체 회원 7500만명 가운데 5500만명이 무료회원이다. 음악가들이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에 불만을 표시하는 배경에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공짜를 남발해 음악가들에게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업체들이 유료와 무료를 혼합한 마케팅 전략을 쓰는 이유는 음악시장 전체의 파이 축소와 관계가 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녹음 음악 매출은 시디(CD) 판매가 아직 괜찮은 시기였던 1999년 약 266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에는 149억7000만달러까지 줄어들었다. 디지털화된 음원이 보급되면서 소비자들이 시디 같은 실물 음반을 점점 사지 않게 된 결과다. 실물 음반 퇴조 뒤 한때는 MP3 플레이어 보급으로 소비자들이 디지털 음원을 내려받아 듣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를 대표하는 애플의 서비스가 2003년 시작한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튜브 등에서 공짜 음악을 듣는 이들도 늘어나면서 음악산업의 전반적인 축소는 가속화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음악시장에 새롭게 떠오른 서비스가 스트리밍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다운로드와 달리 소비자가 음악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하는 개념으로, 유료라 하더라도 한 달에 몇 달러만 내면 음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호응이 컸다. 지난해 세계 녹음 음악 매출은 처음으로 실물 음반과 디지털 음악 매출이 각각 46%로 같은 비율을 기록했다. 전체 녹음 음악 매출에서 실물 음반 매출이 여전히 절반을 넘는 프랑스(57%), 독일(70%), 일본(78%) 같은 나라들도 있지만, 대세는 디지털 음악으로 기울고 있다. 디지털 음악 매출에서 스트리밍이 차지하는 비중은 32%다. 지난해 스트리밍 매출은 2013년에 견줘 25% 증가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음악시장의 대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사람들이 예전에는 시디나 카세트테이프를 구매했듯이 디지털 음원을 구매할 것”이라며 다운로드형을 옹호했다. 그러나 애플도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자 지난달 30일부터 100여개국에서 3000만곡을 서비스하는 애플 뮤직 서비스를 시작했다. 무료이용 기간 3개월이 지나면 미국의 경우 한 달에 9.99달러를 내야 하는 전면 유료화 방식이며, 한국은 아직 서비스 대상 국가가 아니다.

음악산업 전문가인 마크 멀리건은 <가디언>에 “(소비자들이) 음악을 다운로드하던 시절에는 달러 단위를 썼다면 스트리밍 시대에는 센트 단위를 쓰는 셈”이라며 “플래티넘 앨범이 팔리던 세대가 아닌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들은 스트리밍 시대에 성공하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40km 밖인데 연기와 재가”… LA산불 “진압률은 여전히 0%” 1.

“40km 밖인데 연기와 재가”… LA산불 “진압률은 여전히 0%”

20대 한국 학생, 일 대학서 망치 휘둘러 8명 부상 2.

20대 한국 학생, 일 대학서 망치 휘둘러 8명 부상

LA 산불 키운 시속 160㎞ 돌풍…“바람 멎기 전까진 속수무책” 3.

LA 산불 키운 시속 160㎞ 돌풍…“바람 멎기 전까진 속수무책”

박찬호 LA 집도 불타…가족과 호텔로 피해 4.

박찬호 LA 집도 불타…가족과 호텔로 피해

LA 화재에 주민들 “아마겟돈 같아” “원자폭탄 떨어진 듯” 5.

LA 화재에 주민들 “아마겟돈 같아” “원자폭탄 떨어진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