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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알면서…’ 엑손모빌, 덮는데 27년간 수백만달러 사용

등록 2015-07-09 20:18수정 2015-07-09 21:32

‘30년 근무 과학자 이메일’ 폭로
1981년 인도네시아 가스전 개발때
기후변화 위험성 인지하고도 ‘쉬쉬’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이 ‘기후 변화’가 지구촌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던 시점보다 훨씬 앞서 화석연료와 기후변화의 상관성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엑손은 또 자사에 불리한 과학적 사실을 감추거나 흐리게 하기 위해 27년 동안이나 기후변화를 의심케하는 담론을 만들고 확산하는 데 수백만달러의 돈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가디언>은 8일 엑손모빌에서 30년이나 화학·기후 담당 과학자로 일했던 레니 번스타인의 이메일을 입수해 이런 사실을 폭로했다.

번스타인은 최근 미국 오하이오대 응용·기업윤리연구소의 질문조사에 대한 답신에서 “엑손이 처음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진 건 1981년인데, 당시 엑손은 인도네시아의 나투나 해저 가스전 개발을 적극 검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1988년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저명한 기후학자인 제임스 한센이 기후변화 추세가 사실이라고 처음 증언한 때보다 무려 7년이나 앞선 시점이다.

나투나 유전의 매장량은 엄청났지만, 70%가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였다는 게 문제였다. 엑손의 공식적 입장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 직후 몇년 동안만 따져도 엑손은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싱크탱크나 연구자들에게 3000만달러가 넘는 연구지원금을 제공했던 것으로 그린피스는 추산하고 있다. 엑손은 자사를 창업한 록펠러 가문으로부터도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무시했다.

번스타인은 답신에서 “만일 가스전이 개발돼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유출되면,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를 차지하면서 단일 가스전으로는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원이 될 참이었다”고 썼다. <가디언>은 “번스타인의 이메일은 엑손이 기후변화가 심각한 현안이 될 경우 탄소 배출 규제가 회사의 존립 근거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나투나 가스전 개발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변수를 감안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2009년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는 엑손모빌을 ‘올해의 녹색기업’으로 선정해 환경단체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포브스>는 “대형 석유기업들이 친환경을 실천하는 방식은 정치적 접근과 공학적 접근이 있는 데, 엑손모빌은 두 가지 방식을 다 활용했다”고 해명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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