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15억유로 상환 앞두고
그리스·채권단 견해차 못좁혀
그리스·채권단 견해차 못좁혀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사이의 구제금융 협상이 14일 또다시 성과없이 끝났다.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날 끝난 협상 뒤 유럽집행위원회 대변인은 그리스와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 채권단의 견해에 “현격한 차이가 여전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이날 협상은 한 시간도 채 진행되지 못하고 끝났다. 오는 30일에는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진 채무 15억유로의 만기가 돌아온다. 트로이카로부터 구제금융 잔여분 72억유로를 받지 못하면, 그리스는 디폴트를 선언해야 할 수 있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은 여전히 긴축정책 시행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채권단이 재정수지 개선을 위해 요구하는 긴축정책인 연금 축소와 부가가치세 인상안에 반대하고 있다. 채권단은 그리스 기초재정수지 흑자 수준을 올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에서 내년에는 2%, 2018년에는 3.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그리스 정부는 2018년까지 기초재정수지 흑자를 3.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동의하지만, 실행 속도를 늦추자고 맞선다. 재정수지 흑자를 올해는 국내총생산 대비 0.75%, 내년에는 1.75% 수준으로 올리자고 주장한다.
양쪽은 서로를 계속 비난하고 있다. 유럽연합 핵심 국가인 독일의 부총리이며 사회당 대표인 지그마르 가브리엘은 독일 신문 <빌트> 15일치 기고문에서 “그리스 정부의 게임이론가들은 자국의 미래를 두고 도박을 하고 있다”며 “유럽과 독일은 협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리스 재무장관 야니스 바루파키스가 게임이론 전문가임을 비꼰 것이다. 하지만, 야니스 드라가사키스 그리스 부총리는 “그리스는 협상을 타결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채권단의 비협조적 태도가 문제”라고 맞선다.
그리스 문제는 오는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존(유로를 쓰는 유럽 19개국) 재무장관 정기 회의 때 또다시 논의될 예정이지만, 협상이 타결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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