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엔 120배…격차 점점 커져
영국 최고 기업들의 경영진의 평균 급여가 고용된 노동자의 급여보다 150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런던의 싱크탱크 ‘하이페이센터’가 <파이낸셜 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ISE)가 함께 산출해 발표하는 푸치(FTSE) 100 기업의 경영진과 노동자의 2014년 평균 급여를 분석한 결과, 그 차이가 무려 149배에 달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들의 내부 급여 격차는 1998년 47배에서 2009년 120배로 뛰어, 갈수록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번 분석에서 가장 큰 급여 격차는 세계 최대 광고회사 WPP의 마틴 소럴 최고경영자 겸 회장과 그의 직원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소럴 회장은 지난해 4290만파운드(약 742억원)를 챙겨갔는데, WPP 직원들 평균 급여의 810배에 이른다. 소럴 회장의 급여는 지난해 무려 43%나 올라 10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 가운데서 최고액이었다. 때문에 지난 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77.8%의 찬성으로 통과됐지만 19.5%가 반대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소럴 회장의 뒤를 이은 피터 롱 TUI트래블 최고경영자의 지난해 급여는 1330만파운드로, 회사 직원들의 평균보다 433배 많았다. 그 외에는 영국식품연합의 조지 웨스턴이 직원들의 421배, 컴퍼스그룹의 리처드 커진스가 직원 평균 급여의 416배를 가져갔다. 신문은 영국 노동자의 평균 급여는 2만2000파운드(약 3805만원)이라고 전했다.
영국관리자협회의 사이먼 워커는 “일부 최고경영자들이 받는 임금 수준은 그들과 노동자들의 관계를 파탄시키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라면서 “자본은 사업에 재투자돼야 한다. 너무 많은 돈이 임금으로 쓰이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역효과는 생산성 저하를 뜻하는데, <파이낸셜 타임스>는 2007년 이후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8.6%, 프랑스는 2.4% 향상됐으나 영국은 0.4%만 향상됐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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