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국제 조세 체계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다른 경제학자들과 함께 주장했다. 스티글리츠가 참여한 단체인 ‘국제 법인 과세 개혁을 위한 독립 위원회’(ICRICT)는 성명을 통해 “다국적 기업의 세금 탈루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통합적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고 2일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전했다.
구글·아마존·스타벅스 같은 회사들은 세계 각국의 계열사들을 이용해 세금을 회피해 국제 문제가 되고 있다. 여러 나라에 법인을 둔 뒤, 실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의 매출을 비교적 법인세가 싼 나라의 법인으로 이전해 세금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매출이나 이익 이전 방식은 특허권료나 상표권료 명목으로 옮기는 방식이 많이 사용된다. 아마존이 조세 회피처인 룩셈부르크를 통해 법인세를 적게 내오다가, 유럽연합이 조사에 착수하자 실제 매출이 발생한 유럽 각국에 법인세를 내겠다고 최근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스티글리츠 등 경제학자들은 다국적 기업이 여러 법인을 통해서 복잡하게 매출을 이전하지만 과세는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만큼의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전체 매출의 30%가 발생했다면 세금도 그만큼 미국에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다국적 회사들은 하나의 통합된 회사로 과세해야만 한다. (계열사들이) 각각 분리된 법인격이라는 법적 거짓에 대해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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