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국, 1000억달러로 합의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설립 자본금이 애초보다 두 배 많은 1000억달러로 늘어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1일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출범 관련 회의에 참석 중인 교섭 관계자를 인용해, 설립 자본금을 애초 예정했던 500억달러에서 1000억달러로 올리는 데 모든 참가국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의 설립을 주도해 온 중국 등은 초기 자본금을 500억달러로 하고, 2~3년 정도 여유를 둔 뒤 자본금을 1000억달러로 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을 제외한 세계 주요 국가들이 투자은행에 대거 참여 의사를 밝힘에 따라 초기 자본금이 계획보다 크게 늘어났다. <아사히신문>도 “참가국이 (애초 예상과 달리) 급증한 탓에 중국이 자본금을 늘려 경영의 안정을 꾀하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본금이 늘면서 중국의 비중이 줄었지만, 영향력은 여전히 유지될 전망이다. 출자 비율의 변경 등 투자은행의 중요 의제를 의결할 땐 “전체 의결권 75%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조항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본금이 늘어도 중국의 출자 비율은 ‘25% 이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중국은 투자은행이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사실상의 ‘거부권’을 갖게 된다.
<로이터> 통신은 22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수석교섭관 회의 결과 중국이 25~30%의 최대 지분을 확보했으며 이어 인도가 10~15%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각 나라별 지분이 잠정적으로 배분됐으며 본국의 승인을 받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아시아 회원국들이 72~75%의 지분을 갖고, 유럽이나 아프리카 등 국가들이 나머지 지분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창립회원국 57개국 대표들이 참석했다.
도쿄 베이징/길윤형 성연철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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