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는 근로계약도 없이 고용
정규·임시직 임금격차 더 커져
“고용보호 법규 강화해야”
정규·임시직 임금격차 더 커져
“고용보호 법규 강화해야”
세계 노동자의 4분의1 만이 안정적인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4분의 3은 임시·단기직이나 영세자영업, 임금을 받지 못하는 가족노동 등 비공식 직종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일 전세계 노동자의 84%에 해당하는 각국의 노동 실태를 담은 <세계 고용과 사회적 전망 2015>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모든 노동자의 60%는 아무런 근로계약도 없이 고용됐으며, 전체 임금 노동자의 42%만이 정규직이었다. 지역별 고용 편차도 심했다. 선진국에서는 10명 중 8명이 임금 노동자이지만 남아시아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나라들에선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2011년 이후 세계 고용 성장률은 연평균 1.4%에 그쳤다.
세계 노동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86개국에서 고용 노동자의 17%가 주당 노동시간이 30시간에 못미치는 비정규직에 종사하며,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24%로 남성(12.4%)보다 갑절이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임시직 고용이 급증하면서, 최근 10년새 정규직과 임시직 노동자의 임금 격차도 더 크게 벌어졌다.
보고서는 또 실업급여 같은 사회적 보호망도 주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몫이며 영세 자영업자들은 연금 수혜도 거의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2013년 집계로, 전세계 자영업자 중 연금 체계에 가입한 사람은 16% 뿐이었다.
국제노동기구는 고용률과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고용보호 법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의 주저자인 레이먼드 토레스 조사국장은 “갈수록 다변화하는 노동시장에 맞는 규제를 적용하는 게 (고용보호의) 핵심”이라며 “잘 설계된 규제는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은 “기존의 고용형태가 비정규직 증가 등 불안정하게 바뀌는 것은 많은 나라에서 불평등 및 빈곤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며 “이런 추세는 수요 위축과 일자리 창출 감소라는 악순환을 영속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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