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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국, 북극권 석유 시추 허가 ‘논란’

등록 2015-05-12 20:35

알래스카 축치해…로열더치셸에
2012년 허가 뒤 오염문제로 취소
환경단체 “위험한 탐사 허용” 비판
미국 정부가 북극권에서의 석유 시추를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환경오염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로열더치셸은 11일 미국 내무부로부터 베링해협 북쪽의 알래스카 연안인 축치해에서 석유 시추 재개를 허가받았다고 <뉴욕 타임스>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셸은 2012년 이곳에서의 시추를 허가받았으나, 시추장치의 화재 및 오염 문제 해결에 실패해 허가가 취소됐다. 이번 시추 재개 허가는 조건부이다. 셸은 안전환경강화청의 허가, 해양포유류보호법의 승인 등 연방·주정부로부터 추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축치해에는 약 150억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북극권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전세계 원유와 가스 중 20%가 매장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축치해는 원유 탐사·시추가 매우 힘들고 극히 민감한 환경생태 지역이다. 이 지역은 1000km 안에 주요 도시나 심해 항구가 없는 데다 연결 도로조차 없다. 가장 가까이 있는 해안경비대 초소가 1600km 밖에 있어, 사고가 날 경우에 정화와 구조 작업이 극히 어렵다. 폭풍과 유빙, 높이 15m 내외의 파도가 치는 환경이기도 하다. 북극해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바다인 축치해는 수염고래와 바다사자 등 해양 포유류들의 이동로이자 서식지이기도 하다.

이번 시추 허가를 내준 내무부 해양에너지관리청의 애비게일 하퍼 청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축치해에서의 잠재적 탐사를 신중하게 고려하는 사려깊은 조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극권 시추를 반대하는 단체인 오세아나의 수전 머레이 부회장은 “우리 정부가 지구에서 가장 멀고 중요한 지역 중의 하나인 곳에서 위험하고 준비 안 된 탐사를 허용하려고 안달이 났다”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들은 북극권 시추를 반대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역대 행정부 중 가장 야심찬 환경정책들을 추진하면서도, 연안 석유 시추를 허용하는 논란 많은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1월에도 대서양 연안에서 새로운 석유 시추를 허가했다. 2010년 멕시코만 연안에서는 석유 시추 도중 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수백만배럴의 원유가 유출됐다.

셸은 북극권 석유 탐사에 약 60억달러를 투자해왔다. 이번에는 약 40m 수심의 바다에서 6곳을 시추하며, 사고에 대비해 두 척의 배를 대기시킬 계획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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