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 충돌 ‘팬텀’ 제조
드론시장 점유율 50% 넘어
기업가치 최대 100억달러
드론시장 점유율 50% 넘어
기업가치 최대 100억달러
세계적으로 드론(무인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드론 제조업체 다장(DJI)의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등은 다장이 외부에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평가한 회사 가치가 최대 10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2013년 8월 100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450억달러로 기업 가치가 높아진 중국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처럼 다장의 기업 가치 평가액도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이다. 샤오미는 최근 ‘우버 택시’로 잘 알려진 운송네트워크 회사 우버(410억달러 가치)를 제치고 세계 최고 가치의 ‘스타트업’ 기업으로 등극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처럼 신생 중국 민간 하이테크 기업들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는 추세다. 중국 3대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와 텅쉰, 바이두는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과 함께 세계 10대 인터넷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다장은 지난 1월 자사 제품이 미국 백악관 건물과 충돌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사용된 드론은 회전날개가 4개 달린 쿼드콥터 ‘팬텀’으로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이다. 무게가 1.36㎏밖에 안 되지만 최장 25분이나 비행할 수 있고, 제품 아랫부분에는 드론이 하늘을 나는 동안 항공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고화질 카메라가 달렸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항공촬영 동영상이나 사진의 상당수가 이 팬텀으로 찍은 것이다. 다장은 2013년 이 제품을 1000달러(약 110만원) 가격에 내놓으면서 세계 드론 시장을 이끌고 있다. 팬텀은 올 2월 중국 록가수 왕펑이 영화배우 장쯔이에게 청혼할 때 사용하면서 다시 한번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다장의 드론은 미국 인기 티브이 프로그램 <빅뱅이론> 등에도 등장한다.
다장은 지난 4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다장의 올해 매출이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3년 1억3000만달러의 무려 8배에 이르는 것이다. 세계 40여개국에서 다장 제품을 구입하며 세계 드론 시장에서 점유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장 제품의 70~80%는 유럽에 수출된다.
다장은 2006년 광둥성 선전에서 당시 홍콩과학기술대학 대학원생이던 왕타오가 창업했다. 창업 당시는 초라했지만 이미 1500명의 직원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이 회사는 차입보다는 풍부한 자체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회사를 키워왔다. 이 회사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이번 자금 조달은 앞으로 이 회사가 규모를 확장하는 데 쓰일 것이며 당장의 회사 운용 자금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다.
미국 가전협회(CEA)는 전세계 드론 시장 규모가 2018년까지 1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23년에는 드론의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현재 ‘하늘의 산업혁명’으로 불리며 급부상한 드론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광둥성 선전에서 국제드론포럼을 열어 국제 드론 항공문화 클러스터 건설을 논의했다. 알리바바, 텅쉰 등 중국 인터넷 기업들도 드론 시장 공략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2월 알리바바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가 드론을 활용한 택배를 시험 서비스했고, 텅쉰도 중국 군용 무인기 제작업체인 주싱커지(구성과기)와 손잡고 상용 무인기를 제작 중이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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