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천억달러, 미 7위 규모
시장선 환영…주가 11% 뛰어
시장선 환영…주가 11% 뛰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지이·GE)이 10일(현지시각) 금융 부문을 대부분 정리하고 본업인 제조업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이가 금융다각화 경영의 막을 내리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이 123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영 개혁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지이의 금융업 정리 결정은 한국 기업들에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듯하다. 한국 재계에서는 금산분리 반대의 주요 논거 중 하나로 ‘세계적 기업인 지이도 제조업과 금융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왔다.
제프리 이멀트 지이 최고경영자는 이날 자사 금융부문인 ‘지이캐피털’ 자산의 대부분을 2년 안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지이는 우선 지이캐피털이 소유한 265억달러어치의 부동산 자산을 금융회사인 블랙스톤과 웰스파고에 매각한다. 지이는 항공기 엔진과 의료기기 장비 구입 때의 금융지원 같은 자사 제조업과 직접 관련된 리스 사업만 금융 사업으로 남길 계획이다. 지이캐피털은 지난해 지이 전체 영업이익 중 42%를 냈으며, 자산이 5000억달러에 달해 미국 금융지주회사 중 7위 규모에 해당하는 거대 기업이다.
지이는 1890년대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회사를 모태로 설립된 회사로 1930년대부터 자사 가전제품을 소비자에게 쉽게 팔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하기 위해 금융업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지이 사업의 핵심은 여전히 제조업이었으나, 1980년대 구조조정으로 유명한 잭 웰치가 최고경영자로 취임하면서 판도가 변한다. 웰치가 경영을 지휘한 1986년부터 1993년 사이 금융부문 수익은 15억달러에서 155억달러로 10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지이 금융부문은 2008년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입어,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다. 이후 미국 금융당국은 지이 금융부문을 주요 감시 대상 비은행 금융기관 4곳 중 1곳으로 지정했다.
지이는 제조업 영업이익 비중을 지난해 기준으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약간 넘는 수준에서 2018년까지 90%로 끌어올리겠다고도 밝혔다. 이멀트 최고경영자는 10일 금융업 정리 결정에 대해서 “지이가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지이는 오늘날 주요 산업 기술 회사”라고 말했다. 지이의 금융업 정리 결정에 대해 시장은 환영했다. 지이 주가는 10일 거의 11% 올라 6년 만에 1일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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