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연 1.6% 성장 예상
“2008년 이전 수준 회복 못할 듯”
신흥국 고령화 투자 감소 영향도
각국 정책 기조 변화 ‘강조’
“2008년 이전 수준 회복 못할 듯”
신흥국 고령화 투자 감소 영향도
각국 정책 기조 변화 ‘강조’
세계 경제가 ‘장기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은 7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에서도 잠재성장률이 하락해, 생활수준 향상 속도가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금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과거 어느 위기보다 심각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며, 당시 충격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 성장 속도를 영구적으로 낮췄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선진국의 잠재성장률이 2020년까지 연 1.6%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지난 6년간의 평균 성장률(1.3%)보다 높지만, 위기 이전 연 평균 2.25%의 성장률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치다. 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생산·투자에 투입되는 자본 증가 속도가 더뎌진 점이 꼽혔다.
신흥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더 비관적이었다. 기금은 위기 이후에도 지난해까지 매해 6.5%를 기록했던 신흥국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5년간은 5.2%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에서도 인구 고령화와 투자 감소 등이 경제 성장을 늦추는 요인이다.
기금은 잠재성장률 저하가 선진국 정부들에게는 경제위기 당시 증가한 부채를 낮추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신흥국들에게는 재정 흑자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위기가 재발해도 중앙은행들이 더 이상 통화완화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할 여력이 없어진다는 의미다.
독일·캐나다와 일본을 현재의 저성장 경제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들이라고 소개한 기금은 세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유일한 방안은 각국 정부들의 정책 기조 변화라고 강조했다. 연구개발과 사회기반시설 확충과 노동자의 기술 향상 등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해야한다는 것이다. 기금은 각국 정부들이 “조세제도를 개편하고, 여성과 노인층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 비용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런 ‘저성장 장기화 경고’가 ‘장기적 정체’에 대한 공포를 다시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기적 정체’는 미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2013년 국제통화기금 경제포럼에서 ‘세계 경제가 이미 구조적인 장기 정체에 빠졌을지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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