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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중국 AIIB 흥행 성공…최소 45개국 참여

등록 2015-03-31 20:31수정 2015-03-31 21:08

대만·스웨덴은 가입의사 밝혀
일본 불참·북한은 가입 거절당해
“국제기준 부합할지 의구심”
“IMF 개혁부터 먼저 하라”
미국-중국은 여전히 티격태격
중국을 방문한 제이콥 루(왼쪽) 미국 재무장관이 3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오른쪽) 중국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운영의 투명성 문제 등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베이징/AFP 연합 뉴스
중국을 방문한 제이콥 루(왼쪽) 미국 재무장관이 3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오른쪽) 중국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운영의 투명성 문제 등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베이징/AFP 연합 뉴스
31일로 마감된 중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이 기대 이상의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31일 현재 약 47개국이 가입 신청을 냈거나 가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집트가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 가입 신청을 한 것을 비롯해, 대만과 스웨덴도 추가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행렬에 동참했다.

미국의 금융패권에 중국이 내민 ‘도전장’으로 인식된 이 은행에 아시아는 물론 유럽·남미·아프리카 국가들까지 대거 동참한 것이다. 이로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뺀 세계 전역에 45~47개에 이르는 창립회원국을 확보했다.

일본은 창립회원국 불참 의사를 확인했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일본이 6월께는 가입할 것”이란 기테라 마사토 주중 일본대사의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영국의 인터넷 경제매체인 <이머징마켓>은 30일 “북한이 2월 중국에 특사를 보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중국 쪽이 ‘북한의 경제, 금융 체계는 이 은행에 참여할 수준이 안 된다’며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창립회원국들은 이날 카자흐스탄에서 3차 회의를 열어 이사회 구성이나 지분 배정 등에 대한 실무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 금융질서를 주도해온 미국과 신흥 금융대국을 꿈꾸는 중국은 여전히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협력하겠다”고 했지만 이 은행의 투명성에 거듭 의구심을 제기한다. 중국은 “미국이 속히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신흥국가들의 지분 확대)을 실행하라”고 맞받았다.

7월 미-중 전략경제대화 준비를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중한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나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더 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환영한다. 양자 혹은 다자 차원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루 장관은 “이 은행의 운용이 국제 기준에 부합할지 의구심이 여전하다”며 “이 은행의 대출 기준은 기존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와 반드시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대출이 투자 대상국의 환경 파괴나 정권의 정당성 여부 등을 따지지 않고 이뤄질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리커창 총리는 지지부진한 국제통화기금 개혁부터 하라고 맞받았다. 리 총리는 “미국 의회가 가능한 한 빨리 국제통화기금 지분 구조개혁안을 통과시키길 바란다”며 “아울러 국제통화기금의 국제준비통화인 특별인출권(SDR) 대상 화폐 바스켓에 위안화를 포함시켜달라”고 말했다. 미국 하원은 국제통화기금 재원을 7200억달러(793조원)로 두배가량 늘리고 중국을 포함한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개혁안을 2년째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개혁안이 통과되면 국제통화기금에서 중국의 지분율은 현재의 4%에서 6.39%로 늘어난다. 세계 각국은 16.8%의 지분을 지닌 미국이 유일하게 보유한 거부권에 관해서도 불만이 많다. 하지만 미 하원은 개혁안이 미국의 영향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여긴다. 리 총리는 미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운용에 비판만 하지 말고, 먼저 제 등잔 밑의 어두운 구석이나 살피라고 타박한 것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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