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계 큰손 달리오 주장
양적완화→긴축 전환때 발생 가능
“금융시장에 많은 돈 투자 꺼려져”
1937년처럼 파시즘 득세 분석도
양적완화→긴축 전환때 발생 가능
“금융시장에 많은 돈 투자 꺼려져”
1937년처럼 파시즘 득세 분석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공황’ 발발로부터 8년 뒤 벌어진 1937년 증시 대폭락과 같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65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츠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주장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달리오는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이 증시 폭락 같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자신은 최근 금융시장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연준이 통화긴축 정책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며, 긴축정책이 금융시장 혼란 같은 잘못된 결과를 낳을 경우에 대비한 계획인 ‘플랜 비’(B)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 연준이나 정확히 어느 정도 수준의 긴축이 일을 망치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달리오가 언급한 1937년 증시 대폭락은 1929년 세계 대공황 발생으로부터 8년 뒤에 벌어졌다. 1933년 집권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4년 동안 통화확장 정책을 펴다가 1937년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선회했고, 이 때 주가가 대폭락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달리오뿐 아니라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연준의 긴축정책이 최근 강달러 현상과 결합해 특히 신흥국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7일 인도 뭄바이에서 연설을 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시장에서 2013년에 있었던 긴축 발작(taper tantrum) 현상이 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방침을 내비치자, 신흥국 시장에 투자됐던 자금이 다시 빠져나가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했던 사태를 언급한 것이다.
연준은 17~1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여는 데,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삭제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 단어가 삭제되면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 상황을 1937년과 비교하는 분석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지난해 9월 최근 경제 상황은 사람들이 장기 경제 전망에 대해 절망과 공포를 느꼈던 1937년과 비슷한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러 교수는 당시 사람들의 절망이 파시즘 득세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우려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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