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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국 ‘나홀로 경제 회복’…달러 앞으로 더 오른다

등록 2015-03-11 20:10수정 2015-03-11 21:47

3차 달러 강세 시대

절상 속도 지난 40년중 2번째 빨라
유럽·중국·일본 경제 부진 탓
미국 연준 금리인상 신호도 한몫
1971년 달러-금 태환 폐지로 변동환율제가 시작된 이후 1980년대 초반의 1차 달러 강세,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2차 달러 강세에 이은 3차 ‘슈퍼 달러’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달러지수가 1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유로 대비 달러가치가 1 대 1 ‘패리티’로 치닫고 있다. 이번 달러 강세의 근본 원인은 미국 경제 회복세와 유럽·일본 경제의 부진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까지 올리면 달러값은 더 뛰고, 특히 신흥국에 흘러갔던 돈이 미국으로 되돌아가면서 신흥국 경제는 자본 유출로 크게 휘청일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달러 인덱스 추이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1차 강달러 시대

1971년 미국 닉슨 행정부가 달러와 금 태환을 정지하면서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하고 세계 경제가 변동환율제로 이행했다. 뒤이은 1970년대 하반기 불황 속에서 달러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금 태환 정지를 선언한 ‘달러 쇼크’ 전까지 월평균 달러지수는 120~123 정도를 오갔지만, 이후 달러지수는 속절없이 하락해 1977년 말 거의 80까지 떨어졌다. 당시 세계적 불황은 금 태환 제도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가 된 미국의 재정적자 악화 등 미 경제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1980년대 들어 달러가치는 극적으로 회복됐다. 달러지수는 1984년 말 165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차 강달러 시대였다. 당시 달러 강세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고금리 때문이었다. 미국은 1970년대 중반 이후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해소하려 고금리 처방을 선택했다. 일본이 수출경쟁력을 위해 인위적으로 엔 약세를 유지하면서 벌어진 상대적 현상이기도 했다.

■ 2차 강달러 시대

미국은 결국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의 엔 절상과 달러 절하를 강제했다. 이후 2년 동안 달러가치는 급락했다. 1994년 초까지 달러지수가 85~100선을 오가는 약달러 시대가 계속됐다. 국제유가와 금값 역시 하향 안정화를 보였고, 세계 경제는 회복기를 맞았다.

그러다 1995년 들어 2차 강달러 시대가 시작됐다. 2002년까지 달러지수는 지속적으로 올라 120대 초반까지 치솟았다. 이때는 1971년 달러 쇼크 이후 처음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이 강달러의 배경이 됐다. 개혁개방 정책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변모한 중국의 값싼 공산품 때문에 인플레도 심하지 않았다.

2차 강달러 시대는 닷컴버블(거품)이 꺼지면서 끝났다. 대신 2002년을 지나면서 자산버블이 시작됐다. 달러는 떨어지고, 석유·금 등 모든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했다. 이는 결국 거품 붕괴와 함께 2008년 금융위기로 귀결됐다. 금융위기 전야에 달러지수는 70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최저점을 기록했고, 유가는 사상 최고 수준인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했다.

■ 3차 강달러 시대

금융위기 이후 2011년 말부터 미국이 다른 지역보다 경기회복에서 앞서나가면서 달러 강세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연합이 그리스 등의 부채위기를 겪고 일본이 장기불황 타개를 위해 아베노믹스로 급격한 엔화 평가절하를 본격화하자 2013년 말부터 달러는 힘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달러 강세 흐름이 더욱 급격해진 것은 미국 경제의 상대적 호조를 드러내는 요인들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회복에 발맞춘 금리인상 신호를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은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해 유로를 대거 풀고 있다. 유가와 금값이 약세를 보이는 강달러 시대의 전형적 특징도 뚜렷하다.

지금의 달러 강세는 일본, 유로존, 중국 경제의 부진에 따른 미국 경제의 상대적 강세, 불황에 따른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 등에 따른 상대적 현상이다. 이를 반전시킬 요인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현재 달러지수는 99 수준이다. 강달러 시대의 평균 고점인 120에는 못 미치지만 앞으로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환율은 한번 방향을 잡으면 적어도 5년 정도는 계속되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하지만 최근 달러가치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팔라 일시적 조정은 예상된다. 최근 6개월간 달러 절상 속도는 지난 40년 중 두번째로 빠르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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