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나스닥 지수는 15년만에 5000을 다시 돌파했다. 뉴욕/AP 연합뉴스
애플 등 IT기업 실적 호조 밑받침
한쪽선 ‘다시 거품 아니냐’ 우려도
한쪽선 ‘다시 거품 아니냐’ 우려도
미국 나스닥 지수가 ‘닷컴버블’ 시대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5000을 돌파했다. 미국 경제 회복세와 애플을 비롯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나스닥 지수 상승의 배경이다. 2일 미국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4.57포인트(0.9%) 오른 5008.10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이 5000선을 돌파한 것은 정보기술 기업들에 대한 거품이 절정에 이르렀던 2000년 3월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나스닥은 2000년 5000 돌파 뒤 거품이 붕괴돼 2002년 1114.11까지 주저앉았다. 5000 재돌파에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만큼 닷컴버블 후유증을 크게 앓았다. 나스닥이 5000에 근접하면서 2000년처럼 거품이 다시 끼고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당시보다는 현재 상황이 낫다는 평가도 많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닷컴버블 시대 나스닥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 지표)이 72배로 치솟았지만, 현재 나스닥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은 22배 정도라고 2일 전했다. 나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1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의 실적이 좋은 점도 아직은 거품이라고 보기 이르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 중 하나다. 애플은 지난 1월 2015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에 매출 746억달러에 순이익은 180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문 회사인 에버코어 아이에스아이(ISI)의 더글러스 데피에트로는 “(닷컴버블 시대와) 지금은 주식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 (닷컴버블 시대 때는) 웹사이트만 있으면 주가가 100달러였다. 요즘 나스닥 기업들은 진짜 수익과 매출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미국 경제가 올해 3% 성장이 예상되고 실업률은 5.7%까지 떨어지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양적완화를 통해 푼 자금이 주식 등 자산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나스닥 상승의 원인으로 보인다. 나스닥이 5000을 돌파한 2일 다우존스와 에스앤피(S&P)500도 각각 1만8288.63과 2117.3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2일 야후 창립 20주년을 맞아 야후 관계자들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나스닥마켓사이트에서 개장을 알리는 오프닝벨 때 박수를 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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