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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 빼앗는다?

등록 2015-01-25 19:56수정 2015-01-25 19:58

일본 도시바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에 선보인 게이샤 로봇 ‘지히라 아이코’의 모습.
일본 도시바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에 선보인 게이샤 로봇 ‘지히라 아이코’의 모습.
“20년 안 미국 일자리 47% 사라질 것”
“실업률 증가 우려는 과장” 낙관론도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인가?

오스트레일리아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4 오스트레일리아 산업 보고서’에서 로봇의 보급과 자동화로 인해 자국에서 약 50만개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회계 담당자, 급여 관리 사무원 등이 로봇과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상실 위협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고 짚었다. 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2013년에 낸 보고서에서 미국 일자리의 47%가 앞으로 20년 안에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 없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옥스퍼드대학이 로봇과 자동화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한 대표적 직업은 텔레마케터, 보험업자, 회계사 등이었고, 로봇과 자동화의 위협을 덜 받을 직업으로는 예술가와 최고경영자, 생명공학자 등을 꼽았다.

실제로 이미 많은 사업장에서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인 훙하이그룹(폭스콘)은 노동자들의 잇따른 자살로 노동 환경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던 2011년 자사 생산 공정에 100만대의 로봇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년여가 흐른 지금 로봇으로 인력을 대규모로 대체하는 애초 구상은 실현하지 못했지만 로봇 도입 계획 추진 의사는 아직 유효하다고 폭스콘은 밝히고 있다. 전자업체인 필립스의 네덜란드 소재 전기면도기 조립 공장에서는 이미 로봇 128대가 조립 공정을 맡고 있다. 일본 산업용 로봇 제작업체인 화낙은 일본 내 로봇 제조 공장에서 로봇이 다른 로봇을 제조하고 사람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있다.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 우려가 큰 직업군은 일반적으로 단순 미숙련 노동일 것이라는 추측이 많지만, 오스트레일리아 산업부는 보고서에서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발전으로 기계가 의사보다 더 빠르게 병명을 진단하고 기계가 변호사보다 빨리 법률 검토를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산업부는 산업혁명 시대 방직기계 보급으로 일자리를 빼앗겼던 방직공들이 당시에는 숙련 노동자였음을 상기해야 한다고 했다.

로봇과 자동화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경고가 과장됐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시카고경영대 아이지엠(IGM) 포럼이 지난해 경제학자 45명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1명을 빼고는 모두 미국에서 자동화 증가가 역사적으로 고용을 줄인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발표했다. 기술 혁신이 단기적으로는 인간의 일자리를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영국 애덤스미스연구소의 팀 워스톨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로봇과 자동화로 현재 미국 일자리 45%는 미래에 없어질 위기에 있다는 옥스퍼드대의 분석은 맞지만, 이 분석이 실업률 증가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해마다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45%의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해서 실업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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