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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루블 다발 들고 환전 위해 은행으로 몰려”…지금 러시아에선

등록 2014-12-17 20:14수정 2014-12-17 22:20

온라인스토어 판매 중단
상점들은 매일 가격 바꿔달아
1998년보다 심각않지만 전조현상
러 직접 시장개입…환율 일단 진정세
‘러시아에서 돈을 가장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은?’ 정답은 ‘루블로 만든 지갑에 보관하면 된다’이다. 이유는 ‘루블로 만든 지갑 안에 진짜 돈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루블화의 가치가 계속 폭락하면서 요즘 러시아에서 유행하는 농담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소개한 내용이다. 16일(현지시각) 1달러당 루블 가치가 한때 사상 최저치인 80루블대를 기록하며, 모스크바 등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는 물건 사재기와 예금 인출, 급격한 물가 상승 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 당시 모스크바에서는 상점들이 문을 닫고, 사람들은 은행에서 예금 인출을 위해 길게 줄을 섰고, 초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 요즘 모스크바의 상황이 아직 모라토리엄 당시만큼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전조 현상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 국영은행인 스베르반크의 모스크바 시내 지점에서 일하는 카밀라 아스말로바는 “고객들이 엄청나게 많은 (루블) 돈다발을 들고 지점에 몰려들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전했다. 루블을 달러나 유로로 바꾸려는 이들이 너무 많아 “우리 지점에서 외화가 오후 2시에 바닥이 났다”고 아스말로바는 말했다. 스베르반크 모스크바 지점 중 한 곳에서 루블을 달러로 바꾸려고 줄을 서 있던 퇴직자 한 명은 “아무도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루블 가치가 계속 떨어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이케아가 가구 값을 올리겠다고 하자, 모스크바 이케아 지점에는 물건을 사두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애플은 16일 “극단적 루블 가치 변동”을 이유로, 러시아 온라인 스토어에서 제품 판매 일시중단을 선언했다. 모스크바의 대표적 쇼핑몰 중 한 곳인 예프로페이스키의 물건값은 계속 오르고 있고, 상점들은 물건값을 매일 바꿔 달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환전소에서는 소련 붕괴 뒤 혼란했던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환율을 시간 단위로 바꿔 표시하고 있다고 <모스크바 타임스>는 전했다.

11월 기준 러시아 물가상승률은 공식적으로 이미 9.1%에 이르렀고 올해 말에는 10%에 달할 것이며 내년에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소매업협회(ACOR)는 16일 식료품 가격이 연초에 견줘 20~25% 올랐다고 추정했다.

16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중앙은행 총재, 경제 관료들과 함께 루블 가치 폭락에 따른 금융 불안에 대처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한편 전날 크게 요동쳤던 루블화 환율은 러시아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직접 시장개입에 나서면서 17일 오전 63루블까지 회복하며 일단 진정세를 보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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