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 유가가 폭락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는 27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기존 수준인 하루 3000만배럴로 유지하자고 합의했다. 또 내년 6월 다시 회의를 열어 원유 공급 정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진 뒤 런던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2010년 7월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71.24달러까지 떨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무려 6.65% 급락한 배럴당 72.58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6월 이후 37%나 떨어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압둘라 바드리 오펙 사무총장은 “유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우리가 서둘러 뭔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가가 배럴당 160달러 선이 돼야 재정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베네수엘라는 그동안 다른 회원국들도 감산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해왔으나, 유가 하락세를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은 이를 거부해왔다. 사우디 등이 유가 하락을 방치하며 오히려 하락을 더 부추기는 까닭은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을 억눌러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데 있다는 분석이 많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리 세친 회장은 “유가가 내년 1분기에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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