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차, 심장 마비 예측해
페달·브레이크 조절 기술 연구
급속한 고령화…실버산업 부상
페달·브레이크 조절 기술 연구
급속한 고령화…실버산업 부상
미국 포드자동차는 운전자의 심장마비 가능성을 예측해 차량이 안전하게 정차하도록 하는 기술을 최근 연구하고 있다. 포드차가 개발 중인 기술은 운전석에 카메라를 달아 운전자의 머리 움직임을 관찰하고 운전대에 센서를 달아 심장 마비 가능성을 추적한 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세계 인구 고령화에 따라 기업들이 실버산업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인구 고령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미국이나 유럽, 일본 같은 주요 경제권의 고령자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활동적이고 소비력 또한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운전을 포기하지 않는다. 포드자동차의 연구센터 소장은 “미래에는 100살 운전자가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심장 마비 가능성 예측 기술은 5년 정도 뒤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체 신차 판매분 중 5분의 1은 65살 이상 운전자가 구입했다.
세계 인구 고령화 추세는 매우 빠르다. 유엔(UN)은 60살 이상 세계 인구가 2050년이 되면 2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는 ‘베이비 부머’ 세대(2차대전이 끝난 1946~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의 소비 여력이 2020년에는 15조달러에 달하리라고 예상했다. 60살 이상 미국 인구 비율은 1950년 12.5%에서 2050년에는 27%로 늘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연합과 일본은 같은 기간 각각 13.9%와 7.7%에서 35.1%와 42.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도 고령자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상황에 적응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글로벌 전략가 산지브 사니알은 “요새 중년들은 예전에 프로들이 입던 전문 운동복을 입고 자전거를 탄다. 나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은퇴에 대한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디자인 기업인 에이징 2.0의 공동 창업자 스티븐 존스턴은 “크고 회색이며 지루한 전통적인 고령자용 디자인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디자인 추세가 나이와 상관없는 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로 모든 나라의 실버 산업이 번창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한국은 주요 경제권과 달리 고령자들의 소비 여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주장도 많다.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65살 이상 노인들의 빈곤율은 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3%)보다 4배 가까이 높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은 출산률이 매우 떨어져서 젊은층의 노동력 부족과 소비 감소가 우려되고 있는 신흥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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