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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초 뒤 사라지는 ‘휘발성 메시지’…스냅챗은 IT의 미래?

등록 2014-10-19 20:27

‘잊혀질 권리’ 실현해 돌풍
수익모델 없어 거품 우려도
‘매출은 사실상 0달러인데 기업가치는 100억달러(10조6150억원).’

모바일 메신저인 스냅챗은 미래 성장 가능성만으로 실리콘밸리를 달구는 기업이다. 2011년 스탠퍼드대 학생들이던 에번 스피걸(24·사진)과 레지 브라운, 보비 머피가 영상이나 사진을 메시지로 보내고, 보낸 메시지는 일정 시간 뒤 삭제되는 방식을 산업디자인 수업의 프로젝트로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3년이 지난 지금 스피걸이 최고경영자로 스냅챗을 이끌고 있는데, 최근 야후에서 2000만달러가량의 투자를 받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에 투자했다가 알리바바의 상장으로 100억달러를 번 야후는 이 가운데 일부를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는데, 그 하나로 스냅챗을 점찍었다. 스냅챗은 지난해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로부터 30억달러에 회사를 팔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 벤처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 바이어스’는 스냅챗의 기업가치를 100억달러로 추산했다.

스냅챗 최고경영자 에번 스피걸(24).
스냅챗 최고경영자 에번 스피걸(24).
스냅챗의 가장 큰 특징은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이 상대방의 메시지 수신 뒤 볼 수 있는 시간을 1~10초까지로 제한할 수 있는 ‘휘발성’이다. 제한 시간이 지나면 서버에서도 메시지 기록이 삭제된다. ‘잊혀질 권리’와 맞물려 큰 호응을 얻었다. 스냅챗은 이미지 위주 메신저여서 미국 10대들한테 특히 인기다. 이용자의 거의 절반이 13~17살 사이다. 월간유효사용자(MAU)를 1억명 이상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3분의 2는 매일 접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어 매출이 없는 스냅챗에 페이스북 같은 거대 정보기술 기업이 군침을 흘린 까닭도 사용자 증가와 활발한 참여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냅챗이 모바일 메신저라는 점도 중요하다. 피시(PC)시대 포털이 인터넷 창구 구실을 했다면 모바일 시대엔 메신저가 인터넷 창구가 될 수 있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게임과 광고, 전자결제 같은 수익이 될 수 있는 부가서비스와 사용자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냅챗 인수에 실패한 페이스북이 최근 모바일 메신저 1위 업체인 ‘와츠앱’을 190억달러에 인수하고, 야후도 스냅챗 투자와 별개로 또다른 메신저 업체 ‘메시지미’를 1190만달러에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냅챗에 대한 우려도 많다. 10대 사용자들의 ‘섹스팅’ 통로로 활용될 수 있으며, 메시지가 삭제돼 안전할 것 같지만 최근에는 수신자가 다른 앱을 이용해 스냅챗 이미지를 저장해 20만개의 이미지가 유출되는 사건도 벌어졌다.

물론 핵심 질문은 스냅챗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느냐다. 최고경영자 스피걸은 스냅챗에서 24시간 동안 메시지를 공개할 수 있는 서비스인 ‘스토리’에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 벤처캐피털리스트 빌 걸리는 지난달 “실리콘밸리 신생 기업들에 대한 위험 감수가 1999년 닷컴 거품 붕괴 이후 일찍이 보지 못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스냅챗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매출도 없이 경비만 한달에 몇백만달러씩 쓰는 신생 정보기술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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