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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운송노조, 하루 15시간 노동·저임금 개탄…노조 결성 밝혀
‘페이스북 직원은 귀족, 통근버스 운전사는 하인.’
미국 운송노조는 최근 페이스북 통근버스 운전사들이 사실상 하루 15시간 동안이나 근무해야 하는데도 임금은 적다며, 이들을 위한 노조를 조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미 운송노조 북캘리포니아 지역의 팀 알로이스는 지난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게 “페이스북 직원들은 엄청난 액수의 돈을 받아서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의 부촌 생활을 즐길 여력이 되겠지만, 통근버스 운전사들은 이 지역에서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능력조차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옛 귀족들이 하인들이 끄는 마차를 타고 다녔던 시절을 연상시킨다. 귀족은 페이스북 직원들이고, 하인들은 통근버스 운전사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 통근버스 운전사 노조를 조직한 뒤, 실리콘밸리의 다른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인 구글과 애플 등의 통근버스 운전사 노조도 만들 예정이고 밝혔다.
페이스북 통근버스 운전사인 클리프 도이(55)는 급여보다 근무 시간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간당 20.8달러를 받는 도이는 새벽 6시10분에 일을 시작해 오전 11시10분까지 직원 출근 버스를 운행하고, 다시 저녁 5시15분에 퇴근 버스 운행을 시작해 밤 11시10분에 일이 끝난다고 했다. 오전과 오후 사이 6시간 동안 시간이 비지만, 실리콘밸리의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도이는 그 사이에 집에 돌아가 쉴 수 없다. 도이는 “운전사들 대부분이 차 안에서 커튼을 치고 잠을 자거나, 일부는 페이스북 사내 카페에서 시간을 때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사인 지미 매리나(54)는 “하루 16시간을 밖에서 보낸다고 생각해봐라. 가족들과 같이 보낼 시간은 없다”고 말했다.
미 운송노조는 운송 회사들이 페이스북 같은 대기업과의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점점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어, 운전사의 임금과 처우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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