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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세계경제, 파시즘 득세한 1937년과 비슷”

등록 2014-09-14 20:50수정 2014-09-14 22:14

‘노벨 경제학상’ 로버트 실러 주장
“경제적 절망감이 우크라 사태 불러
대러 경제제재 대신 평화적 해결을”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은 (파시즘이 득세했던) 1937년과 비슷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사진) 미국 예일대 교수의 경고다. 실러 교수는 13일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1937년처럼 현재 사람들이 불만과 절망감에 휩싸여 있고 장기 경제 전망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으며, 이런 공포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29년 대공황이 발발한 뒤 8년이 흐른 1937년은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와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의 파시즘 체제가 군사적 공세를 본격화한 시기로, 그 이후 세계는 6000만명이 희생된 2차대전(1940~1945)에 휩쓸렸다.

실러 교수는 사람들의 불만과 절망이 일으킨 분쟁의 예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들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경제 상황이 2002~2007년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52%와 46%에 달할 만큼 좋았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2%에 그쳤고 러시아는 1.3%로 크게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절망감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의 분노와 러시아의 불만을 자극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의 불안 등 최근의 사태를 이끌고 있다고 실러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경제적 불만과 공포가 반영된 용어로 ‘뉴 노멀’(New normal)을 꼽았다. 뉴 노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새로운 기조로 자리잡은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 등의 뜻으로 흔히 쓰인다. 실러 교수는 뉴 노멀과 비슷하게 1930년대에는 경제적 절망을 설명하는 단어로 ‘구조적 장기정체’(Secular stagnation)라는 말이 있었다며, 1930년대 유럽인의 불만이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세력 확장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실러 교수는 1937년 무렵 유명했던 과소소비론(Underconsumptionism)의 폐해도 상기시켰다. 과소소비론은 두려움에 질린 사람들이 지나치게 저축을 많이 하고 소비는 적게 하면서, 경제성장도 위축되는 악순환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실러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부과한 경제제재가 유럽 등에서 경기후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는 행복하지 못한 수많은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유럽인을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경제제재를 끝내고 러시아를 세계 경제에 완전히 편입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실러 교수는 자산가격의 경험적 분석에 기여한 공로로 유진 파마, 라스 피터 핸슨과 함께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으며,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행동경제학의 대가로 꼽힌다. 조기원 기자, 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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