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커피체인 팀 호턴스 인수 추진
본사 옮기면 법인세 40%→12%로
‘세금 바꿔치기용’ 따가운 시선
본사 옮기면 법인세 40%→12%로
‘세금 바꿔치기용’ 따가운 시선
미국을 대표하는 햄버거 브랜드인 버거킹이 조세 회피를 목적으로 본사를 캐나다로 이전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4일 버거킹이 커피와 도넛으로 유명한 캐나다 회사인 ‘팀 호튼스’와 인수 계약을 추진 중이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이 신문에 인수 계약이 조만간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버거킹은 맥도널드에 이어 세계 2위의 햄버거 회사로 시장가치가 96억달러이며, 팀 호튼스의 시장가치도 84억달러에 이른다. 버거킹과 팀 호튼스는 성명을 통해, 계약이 성사되면 세계 세번째 규모의 패스트푸드 회사가 탄생한다고 밝혔다. 이익이 큰 커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버거킹은 커피가 유명한 팀 호튼스를 인수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인수 계약은 최근 미국 회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조세 회피 수단 중 하나인 ‘세금 바꿔치기’(tax inversion) 목적 때문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세금 바꿔치기는 미국 회사들이 법인세율이 싼 나라로 본사를 옮겨 법인세를 적게 내는 방법을 말한다. 유럽 지역으로 본사를 옮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미국과 가까운 캐나다도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법인세율은 40%에 이른다. 반면, 캐나다는 2012년 법인세율을 12%로 낮췄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세금 바꿔치기는 미국 제약회사들을 중심으로 유행했다. 2010년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제약회사 밸리언트는 캐나다 회사와 합병을 하고 본사를 캐나다로 옮겨 현재 5%의 법인세율을 적용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미국 제약회사인 화이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에 1180억달러(약 120조4190억원)를 인수 가격으로 제시했지만 거절당했으며, 현재 새 인수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화이자의 아스트라제네카 인수 시도도 세금 바꿔치기 의도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기업들이 이런 조세 회피 수단에 규제를 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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