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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포르투갈 최대은행 BES ‘휘청’ 재벌가 경영 탓

등록 2014-07-15 20:03

산투가문이 지주회사 통해 지배
회계부정 적발돼 은행 위기 빠져
은행주 거래중지·주가 7.5% 폭락
정부 “구제금융 없다” 파산 위기
지난주 세계 금융시장을 흔든 포르투갈 최대 은행 ‘방쿠 이스피리투 산투’(BES) 사태는 재벌 가문이 거대 은행을 지배하는 구조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08년 지구촌 금융위기 때도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은 방쿠 이스피리투 산투가 혼란에 빠져든 것은 이 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이스피리투 산투 가문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14일 짚었다.

방쿠 이스피리투 산투는 19세기 말 복권 판매와 외환 중개 업무 등을 하는 사무실에서 시작해 거대 상업은행으로 성장했다. 이스피리투 산투 가문은 1970년대 포르투갈 정부에 은행 소유권을 뺏겨 한때 국영화됐으나, 1980년대 다시 소유권을 되찾았다. 이 가문은 ‘이스피리투 산투 인테르나시오나우’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은행 주식 25%를 보유하는 식으로 지배했는데, 지주회사의 회계 부정이 적발되고 단기 채무의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은행까지 위험에 빠졌다. 은행 주식은 지난 10일 거래 중지된 뒤 11일엔 5.5%, 14일에도 7.5% 폭락했다. 은행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재벌가 소유 다른 회사의 위험이 전이된 것이다. 은행이 이스피리투 산투 그룹과 얽힌 채무 등 각종 위험노출액은 약 18억유로에 달한다. 이스피리투 산투 가문의 히카르두 이스피리투 산투 실바 살가두는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등 지배권을 행사해 왔지만, 이 가문이 직접 보유한 은행의 주식 비율은 2%밖에 되지 않았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번주 유명 경제학자인 비토르 벤토를 방쿠 이스피리투 산투의 새 최고경영자에 앉히기로 했으며, 이스피리투 산투 가문이 앞으로 은행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또한 정부 차원의 은행 구제금융은 없다고 못박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방쿠 이스피리투 산투처럼 한 가문이 거대 은행을 지배하는 사례로 스페인의 산탄데르 그룹을 꼽았다. 산탄데르는 은행을 중심으로 경영해 성과는 괜찮지만, 적자가 난 해에도 주식 배당금을 두둑히 배정하는 식으로 소유 가문의 이익을 우선시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가문 중심 경영의 대안으로 스웨덴의 발렌베리를 들었다. 발렌베리 가문은 스웨덴 스톡홀름엔실다은행의 주식 20%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고, 1990년대 위기 상황에서 국가의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가문의 자금을 직접 투입한 점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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