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정책이 자산거품 조장
중앙은행들 금리 정상화 시급”
미연준 ‘초저금리 정책’ 겨냥 의심
IMF의 ‘과감한 경기부양’과 대조
중앙은행들 금리 정상화 시급”
미연준 ‘초저금리 정책’ 겨냥 의심
IMF의 ‘과감한 경기부양’과 대조
세계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은 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 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지적했다. 또 세계 금융시장이 “위험한 행복”에 빠져 있다며 자산 거품을 견제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저금리 정책이 자산 거품을 조장하고 있으니 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각국 중앙은행간 협의체로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이라 불리는 국제결제은행은 29일 낸 연례 보고서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낮은 금리를 올려 금리를 정상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너무 늦거나 점진적으로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은 저금리 기조가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회사채 시장에서 위험자산 투자 수요를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은 세계 경제가 회복은 하고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은 떠들썩했는데 성장은 실망스러웠다. (성장과 금융 사이의) 관련성이 심하게 손상됐다. 정책 결정자들이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면 최근의 세계 경제 회복세를 이용해야 한다.”
국제결제은행의 저금리 정책에 대한 경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택하고 있는 초저금리 정책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양적완화를 축소해나가면서 초저금리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 유지를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중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으나,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미국과 비슷하게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영국도 최근 금리 인상 신호를 내놨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6월 초 “최근 부동산 과열 현상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스>는 국제결제은행의 견해가 국제통화기금(IMF)과는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최근 디플레이션 우려에 시달리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유럽국가들)에 미국식 양적완화를 촉구했다. 과감한 경기부양을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국제결제은행은 “좋은 정책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성장을 끌어내는 문제라기보다는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부양책에만 매몰되지 말라는 것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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