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골퍼 필 미켈슨
내부정보 이용 주식투자 혐의
‘기업사냥꾼’ 아이칸·도박사 연루
‘기업사냥꾼’ 아이칸·도박사 연루
미국 증권·수사 당국이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투자자인 칼 아이칸(오른쪽 사진)과 유명 골퍼 필 미켈슨(왼쪽), 라스베이거스 도박사 윌리엄 빌리 월터스를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31일 보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켈슨과 월터스가 아이칸으로부터 상장기업 투자정보를 사적으로 받아 불법 거래에 참여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수사의 초점은 2011년 7월15일 아이칸이 세제업체 클로록스 인수 제안을 발표하기 앞서 이들이 의심스러운 거래를 했는지 여부다. 당시 아이칸이 클로록스를 102억달러(10조4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발표하면서 클로록스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당시 월가에선 아이칸의 인수 제안 정보가 미리 새나갔다는 루머가 돌았다. 특히, 인수 제안이 발표되기 4일 전에 클로록스 주식에 대한 대량 옵션거래가 있었다. 클로록스 옵션 가격은 그해 7월15일 하룻새 8.9%나 폭등했다.
세 명은 각각 금융·골프·도박 분야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물들이다. 아이칸은 2006년 한국의 케이티앤지(KT&G)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했던 인물로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투자자다. 미켈슨은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인물이며, 월터스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스포츠 도박과 골프장 거래를 하는 큰손이다. 아이칸과 월터스는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한 호텔 매매를 하면서 알게 됐으며, 월터스와 미켈슨은 자주 골프를 같이 치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록스 주식 투자의 경우 아이칸이 월터스에게 정보를 알려줬고, 이어 월터스가 이를 미켈슨에게 말해준 것으로 미 수사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세 사람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미켈슨은 31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골프경기가 끝난 뒤 수사관들이 접근하자 ‘변호인에게 물어보라’고 답변했다. 그의 변호인은 “미켈슨이 잘못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칼 아이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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