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총 139개국 현황 조사
“노동권 보호받지 못한 국가”
방글라데시·라오스와 동급
“노동권 보호받지 못한 국가”
방글라데시·라오스와 동급
“5등급은 최악의 나라다.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국제노총)이 19일 세계 139개국의 노동권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세계노동자권리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이 5등급을 받았다. 5등급은 노동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켜지지 않고,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는 보호받지 못하는 그룹이다. 국제노총은 5등급을 설명하면서 “노동자들은 독재적인 정부에 노출돼 있다”고 표현했다.
한국은 중국, 인도,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라오스, 필리핀, 터키, 짐바브웨 등 24개국과 나란히 5등급에 속했다. 4등급의 쿠웨이트나 3등급의 가나보다도 뒤처졌다.
국제노총은 시민 자유, 노조설립, 노조활동, 단체교섭, 파업권 등 다섯 부문에서 97개의 세부항목을 점검해, 권리 침해 때는 1점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합산했다. 5등급은 35점 이상을 받은 나라들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록 거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한 것, 파업에 나선 철도노조원 대량 해고, 노조 대상 손해배상 청구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5등급 아래에는 5+등급이 있지만, 이 등급은 소말리아, 남수단, 시리아처럼 내전과 혼란 등으로 법치주의가 아예 이뤄지지 않은 국가들이다. 사실상 5등급이 최하다.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된 1등급 국가는 노조 조직률이 높고 발언권이 강한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핀란드, 프랑스, 이탈리아와 ‘검약 대통령’ 호세 무히카가 이끄는 남미의 우루과이를 포함해 18개국이다.
섀런 버로우 국제노총 사무총장은 “이번 발표로 각국 정부와 고용주에게 경각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노총은 세계 최대 노동조합 단체로 161개국 1억7500만명의 노동자가 가입해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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