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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 탈세 도운 스위스 은행에 최대 벌금

등록 2014-05-20 19:51수정 2014-05-20 21:58

‘크레디스위스’ 2조6천억원 내야
고객 조세회피 도운 혐의 인정
미국이 조세 회피의 ‘철갑 금고’로 알려진 스위스 은행에 철퇴를 내렸다. 2007~2008년 금융위기 뒤 본격화된 역외 조세 회피처와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의 대형은행 크레디스위스가 미국인의 조세 회피를 도운 혐의로 미국 당국에 26억달러(2조660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9일 보도했다. 크레디스위스는 유죄를 인정해 영업정지나 면허취소는 당하지 않았지만 벌금액은 역대 최대 규모다. 주가는 올 들어 4.4% 떨어졌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크레디스위스가 미국인 고객들의 탈세를 광범위하게 도왔다. 어떤 금융기관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크레디스위스는 연방준비제도(Fed)에 1억달러, 뉴욕금융서비스국에 7억여달러, 미 법무부에 18억달러를 내야 한다. 브래디 두건 크레디스위스 최고경영자는 “과거 잘못을 깊이 후회한다”고 말했다. 크레디스위스는 2006년 미국인 고객 약 2만2000명의 자산을 관리하면서 탈세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 회피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조사는 필연적으로 역외 자산 수탁액 1위 국가인 스위스의 은행들과 부닥칠 수밖에 없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추정한 2012년 세계 역외 자산 수탁 규모는 1위 스위스(2조2000억달러)를 포함해 모두 8조5000억달러에 이른다. <이코노미스트>는 2년 전 조세 회피로 각국 정부가 거두지 못한 세금이 3조1000억달러라고 추정한 바 있다. 미국은 2009년에도 스위스 유비에스(UBS)은행이 미국인들의 조세 회피를 도왔다며 7억8000만달러의 벌금을 때린 바 있다. 조세 회피 단속 분위기에 미국 국세청에는 최근까지 자진납세된 세금 등의 규모가 6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스위스 은행 10여곳을 포함해 100여 외국 은행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는 1934년 은행의 고객비밀 보호를 법제화했고, 지금도 특정 국가에서 정보를 요청할 경우 제한된 범위에서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스위스 은행들은 미국 은행들도 남미 부호들의 자산 등 역외 조세 회피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ATCA)을 만들어 외국 은행들에 미국인들의 역외 자산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올해까지 이 협정에 서명한 나라는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남아공, 버진아일랜드 등 19개국이다. 유럽연합(EU) 28개국도 서로 역외 조세 회피 자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7월 말까지 세금 정보 공유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다.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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