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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미 GM, ‘결함’ ‘안전’ 등 금기어 설정

등록 2014-05-18 17:12수정 2014-05-18 21:39

엔지니어 교육 때 “문서에 쓰지 말라”
결함 알고도 감춰 사상 최고 과징금
미국의 제너럴모터스(지엠·GM)가 직원들에게 ‘결함’과 ‘안전’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교육한 것으로 드러났다. 언어까지 통제하는 지엠의 노무관리 문화가 결함 자동차로 인한 소비자 인명피해를 막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GM의 69개 금지어와 대용어 표.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GM의 69개 금지어와 대용어 표.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16일 코발트 등 제조 차량의 키박스 점화스위치 결함을 알고도 이를 감춰 최소 13명을 사고로 숨지게 하고, 또 불량을 알고도 올해 들어서야 260만대의 리콜을 결정한 지엠에 대해 3500만달러(358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지엠은 이와 별도로 피해 소비자 등의 민사소송에 얽혀 있고 사법당국의 조사까지 받고 있어 앞으로 치러야 할 대가는 훨씬 크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도로교통안전국 국장대행은 “지엠의 의사결정 구조나 과정이 안전 문제에 대한 소통을 방해했다”며 2008년 지엠의 엔지니어 교육프로그램 문서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결함’(defect), ‘안전’(safety), ‘문제’(problem) 등 69개 단어가 보고서나 프리젠테이션에 쓰지 말아야 할 ‘금기어’로 돼 있다. ‘언제나’(always), ‘결코’(never) 같은 부사도 사용하면 안된다. ‘문제’ 대신에 ‘상태’(condition)나 뉘앙스가 약한 ‘이슈’(issue), 중립적 의미의 ‘일’(matter)로 쓰라고 했다. 좋다, 나쁘다의 명료한 표현보다는 ‘위’(above), ‘아래’(below), ‘초과하다’(exceed)라는 식으로 바꿔 쓰도록 했다. 문서에는 ‘결함’이라는 단어가 “법적인 책임 인정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프리드먼 국장대행은 “이런 금지어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결함’ 같은 단어가 들어간 보고서를 꺼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개당 설계변경 비용이 1달러 미만인 키박스의 용수철을 교체하지 않고, 그로 인한 에어백 오작동 가능성을 무시한 지엠을 비판한 것이다. 지엠은 “지금은 직원들이 사실에 기반해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바짝 엎드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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