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
‘21세기 자본론’ 저자 토마 피케티
NYT 인터뷰…“빈자에게 직접 분배”
NYT 인터뷰…“빈자에게 직접 분배”
“극단적 불평등 상태에서는 민주주의 체제가 작동하기 어렵다.”
현 자본주의의 극심한 불평등 현상을 분석하고, 상위 1% 부유층에 중과세 부과를 대안으로 제시해 전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토마 피케티(사진) 파리경제대학 교수는 19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그의 저서 <21세기 자본론>은 지난 300여년간의 세금 자료 등을 분석해, 상위 1%가 점점 더 많은 부를 독점하게 되는 심각한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특성임을 증명했다. 지난해 말 프랑스에서 출간되고 최근 영어판이 나온 뒤 ‘경제학계의 블록버스터’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파리고등사범학교 출신 엘리트인 그가 22살에 제출한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부의 재분배 이론에 대한 것이었다. 졸업 뒤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2년 동안 경제학 이론을 강의했다. “이론 강의는 쉬웠다. 하지만 나는 부와 소득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모으는 진지한 노력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곧 이 일에 착수했다.”
올해 42살인 그는 자신은 공산주의자도, 자유방임주의자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베를린 장벽 붕괴 1년 뒤인 1990년 루마니아를 여행했는데, 텅 빈 상점들을 보면서 “경제적 효율성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를 위해 사적 소유가 필요하다고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나는 공산당에 유혹당하는 세대가 아니었다. 그래서 오히려 자본주의와 불평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그는 자신을 “실용주의자”라고 규정했다.
그는 1991년 걸프전을 목격하면서 국가가 원하기만 하면 부의 재분배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고 말했다. “석유를 되찾으려고 쿠웨이트에 100만 대군을 보낼 수 있다면, 조세회피처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벌일 수 있지 않은가.”
그의 책 제목은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연상시키지만 그의 결론은 <자본론>과 다르다. <자본론>은 자본주의의 모순 때문에 자본 수익률이 0에 가까워진다고 했지만, 피케티는 현실은 그 반대라고 지적한다. “자본 수익률은 경제성장률보다 영원히 높을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는 불평등을 줄일 해법으로 전세계적 총자산세를 제안하며, 부유층의 소득에 70%까지 누진적 부유세를 물려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총자산세로 거둔 세금을 비효율적 정부가 아니라 자본을 덜 가진 이들에게 재분배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세금 부담을 공정하고 실용적으로 하자”며 “내가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부를 적게 가진 (전세계의) 절반 또는 4분의 3에게서 걷는 자산세를 줄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기자garden@hani.co.kr, 사진 파리경제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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