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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세계인구 40% 하루 2~10달러 벌어

등록 2014-04-14 20:05수정 2014-04-14 21:31

‘취약 중산층’ 28억명 중 10억명
중국 등 개도국 성장률 떨어지며
2달러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 커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사는 27살 청년 물조코는 청소 일을 해서 하루 7달러 정도를 번다. 이 돈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소니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하지만 집세와 식료품비 등에 수입의 대부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남는 돈은 별로 없다. 고향인 남부 수마트라의 옛 경제 사정과 비교해보면 그의 소득수준은 많이 올랐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그의 생활은 위태롭기만 하다.

세계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개발도상국들에서 물조코처럼 이제 막 중산층 대열에 합류한 10억명이 다시 빈곤층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122개 개발도상국에 대한 세계은행의 소득분배 지표를 분석해보니, 빈곤선(하루 수입 2달러)을 막 탈출한 하루 수입 2~10달러의 ‘취약 중산층’ 인구가 2010년 기준 약 28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1981년에는 세계 인구의 20%(약 9억3000만명) 수준에 지나지 않았으나, 가장 최근 수치인 2010년에는 10명 중 4명꼴로 늘어났다. 경제 분석가들이 ‘탄탄한 중산층’으로 평가하는 소득 수준은 일반적으로 하루 10달러 이상이지만,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제 막 빈곤층에서 탈출한 중산층의 기준으로 하루 2달러 이상의 수입을 제시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빈곤층과 탄탄한 중산층 사이의 중간지대인 하루 2~10달러의 소득이 있는 계층을 취약 중산층으로 분석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세계 빈곤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90년 하루 1.25달러 이하로 사는 빈곤층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19억명에 이르렀지만, 2010년에는 세계 인구의 5분의 1 이하(약 12억명)로 줄었다. 중국·인도·인도네시아 같은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의 지속적 경제성장의 영향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중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9.2%, 같은 기간 인도는 평균 6.4%였다.

막 빈곤을 탈출한 인구의 상당수는 하루 2~10달러를 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호미 카라스는 “하루 2달러 이상 10달러 이하 소득계층은 (하루 10달러 이상 소득이 있는) 중산층·부유층보다 많고, 빈곤층보다도 많다. 다른 어떤 계층보다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가운데 하루 2~3달러밖에 못 버는 취약한 계층만 전세계 9억5200만명(2010년 기준)에 이른다.

최근 취약 중산층의 지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이다. 세계은행의 경제 분석가들은 개발도상국 경제성장률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발발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평균 2~2.5%포인트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도 세계 경제가 앞으로 수년 동안 기대 이하의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지난주 경고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해 세계 극빈층에서 탈출한 노동인구의 비율은 2.7%로 10여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세계 경기둔화의 충격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우시크 바수는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중국 경기둔화 가능성을 포함해 세계 경제는 위기에 처해 있다”며 “최근 빈곤층에서 막 탈출한 이들은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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