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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월가, ‘초고속 주문’ 논란 확산

등록 2014-04-08 20:09수정 2014-04-08 21:33

사람보다 빠른 컴퓨터 주식 주문
검찰 “내부자거래법 위반 조사중”
1000분의 1초 ‘속도 전장’이 된 미국 주식거래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광 케이블’을 통한 초고속 매도·매수 주문(하이-프리퀀스 거래)이 전체 주식 거래량의 절반에 이르면서 문제가 커졌다. 복잡한 알고리즘을 이용한 컴퓨터 주문이 인간보다 빠를 수밖에 없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하이-프리퀀스 거래에 과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플래쉬 보이즈: 월 스트리트의 반란>이란 책의 출간을 계기로 초고속 매도·매수 시스템에 대한 사법당국의 조사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7일 전했다. 에릭 홀더 미국 검찰총장은 5일 하원 청문회에서 “하이-프리퀀스 거래가 내부자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연방수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공조한다. 책의 저자인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루이스는 “이런 거래는 다른 사람들의 수익 기회를 빼앗아 간다”고 지적했고, 홀더 검찰총장은 “내부자 거래 2.0”이라고 비꼬았다.

하이-프리퀀시 거래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0.001~1초 사이에 주문을 교차하면서 차액을 노리는 것이다. 일반 투자자들보다 ‘속도 전쟁’의 우위를 지키면서 이문을 챙긴다. 하이-프리퀀스 거래사의 하나로 나스닥 상장 예정인 비르투(Virtu)파이낸셜은 최근 5년간의 거래에서 단 하루만 손실을 봤다고 <비비시>가 보도했다. 박리 수준이지만 거래 규모가 커지면 수익이 커진다.

2010년 5월 다우존스 공업지수가 장중 한때 600포인트나 빠진 적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하이-프리퀀스 거래가 원인이라고 의심한다. 린 스타우트 코넬대 법대 교수는 “금융거래에 대한 과세로 시장 혼란을 줄이고 공공재정을 확충할 수 있다”며 이 거래에 대한 규제를 주장했다.

그러나 하이-프리퀀시 거래에 사법적 잣대를 들이대기는 쉽지 않다. 내부자 거래나 시세조종으로 볼 경우 의도성이나 사기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기계 시스템 작동이어서 입증이 어렵다. 일반인들에 앞서서 기회를 차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도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발가벗은 정치력을 동원할 수 있는 월가 앞에서 사정 당국의 조사와 입법은 먼 일이고, 그것보다는 금융개혁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먼저”라는 스타우트 교수의 말을 전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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