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경제

‘아베겟돈’ 오나

등록 2014-04-01 20:34수정 2014-04-01 21:46

경기침체·물가상승 동반 우려
소비세 인상 역대정권 선거 참패
“1990년엔 성장률 회복” 반론도
※아베겟돈 : 아베노믹스+아마겟돈

소비세율 인상으로 ‘아베겟돈’(Abegeddon)이 올 것인가?

아베겟돈은 스위스 투자은행인 유비에스(UBS)의 최고 투자 전략가인 알렉산더 프리드먼이 일본 정부가 소비세율을 인상하면 부정적 결과가 우려된다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세계 종말을 의미하는 아마겟돈을 합성해 비유한 용어다. 그는 일본이 소비세율을 올리면 경기가 침체되면서 동시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석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많지만, 일본 소비세율 인상의 여파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

일본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의 200%를 넘는 상황에서 소비세율을 올려 세수를 증대할 필요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올린 데 이어, 내년에는 경기 추이를 본 뒤 1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소비세 도입과 인상은 ‘역대 정권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진통이 컸다. 오히라 마사요시 내각은 1979년 5%의 소비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가 그해 10월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해 법안 제출을 포기했다. 1989년 다케시타 노보루 내각이 세율 3%의 소비세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법 통과 직후 다케시타 총리가 사임해야 했다. 이렇게 사상 처음으로 소비세가 도입된 89년 일본 경제성장률은 전년의 7.15%에서 5.37%로 떨어졌다. 그해 2분기 가계 소비 증가율은 2.66%로 1분기의 6.23%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1997년 하시모토 류타로 내각이 소비세율을 3%에서 5%로 끌어올렸을 때는 아시아 금융위기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나빴다. 성장률은 97년 1.6%에서 98년에는 -2%로 곤두박질쳤다. 하시모토 총리는 이 여파로 1999년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뒤 사임했다. 민주당의 간 나오토 총리도 소비세율 인상 방침을 밝혔다가 2010년 참의원 선거 패배 뒤 물러났다.

그러나 소비세율 인상이 반드시 경기 악화를 일으키는 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1989년 소비세 도입 뒤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떨어졌지만 90년에는 5.57%로 다시 회복됐고, 97년 소비세율 인상 뒤의 성장률 하락에는 일본 경제 버블 붕괴의 영향도 있었다는 것이다.

‘2~3%대 인플레이션, 무제한 금융완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일본 경제를 디플레이션에서 탈출시킨다는 ‘아베노믹스’가 성공하려면, 일본 정부는 이번 소비세율 인상이 경기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기업들에 노동자 임금을 올리도록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일본 가계소득의 감소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는 “지난 2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하는 등 아베 총리의 디플레이션 탈출 노력이 일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본 소비자들은 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며 이는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는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12시간 만에 120㎝…일본 홋카이도에 기록적 폭설 1.

12시간 만에 120㎝…일본 홋카이도에 기록적 폭설

중국, 구글·캘빈클라인 때리고 보복관세+수출통제…미국에 총반격 2.

중국, 구글·캘빈클라인 때리고 보복관세+수출통제…미국에 총반격

대중국 관세는 시작일 뿐…트럼프, 전 세계 상대로 들었다 놨다 3.

대중국 관세는 시작일 뿐…트럼프, 전 세계 상대로 들었다 놨다

땅콩버터·소고기·자동차...캐나다, 대미 보복 관세 품목 총망라 4.

땅콩버터·소고기·자동차...캐나다, 대미 보복 관세 품목 총망라

산토리니 해역 3일간 200번 지진…주민들 탈출 행렬 5.

산토리니 해역 3일간 200번 지진…주민들 탈출 행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