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 리프트’
저커버그 “모바일 다음엔 가상현실”
‘구글 글라스’와 경쟁
‘구글 글라스’와 경쟁
‘모바일이 현재의 플랫폼이라면, 차세대 플랫폼은 가상현실이다.’
세계 최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헤드셋 업체인 오큘러스 브이알(Oculus VR)을 23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25일 발표하면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강조한 메시지다.
오큘러스는 안경이나 헬멧처럼 머리에 쓰는 방식의 디스플레이 장치(HMD)인 ‘오큘러스 리프트’(사진)를 개발중인 업체다. 2012년 창립해 지난해 3월 시제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본격 생산은 내년 초에나 할 예정이다. 그런 업체를 페이스북이 인수한 것은 뜻밖의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큘러스의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여러 종류의 경험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며 “우리는 오큘러스를 게임을 넘어 그런 경험을 가능하게 할 플랫폼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썼다. 그는 스포츠 경기 관람, 원격 학습, 의사와 원격 대면 진료 등을 오큘러스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사례로 들었다. 페이스북은 이에 앞서, 저커버그가 ‘현재의 플랫폼’이라고 한 모바일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의 최강자인 왓츠앱을 지난달 16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거래로 페이스북은 정보나 콘텐츠를 어떻게 교환할 지에 대해 궁리하는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대열에 동참했다”며 “페이스북은 가상현실이 지금은 주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지만, 결국은 모든 종류의 사회적 경험을 공유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 수도 있다고 보고 오큘러스에 베팅했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통해 비슷한 시도를 먼저 시작했다. 구글 글래스는 안경 형태로 사람들이 바로 눈앞에서 지도나 메시지, 데이터를 볼 수 있게 고안한 새로운 장치로, 구글은 시제품을 이미 출시했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 발표에 하루 앞서 24일 구글은 레이밴과 오클리 브랜드를 가진 이탈리아 명품 안경 제조업체 룩소티카와 구글 글래스 생산을 위한 디자인 제휴를 맺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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