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결함 찾고도 유족들에 발뺌”
발견 5년만에야 160만대 리콜 결정
수사·청문회·유족소송 등 첩첩산중
발견 5년만에야 160만대 리콜 결정
수사·청문회·유족소송 등 첩첩산중
대규모 리콜을 선언한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차량에 대한 자체 조사에서 치명적 결함을 확인하고도 사고 유족에게 이를 감추도록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뒤늦은 대규모 리콜과 신뢰의 위기, 피해자 소송에 휘말린 지엠이 2010년 일본 도요타자동차 리콜 사태의 전철을 밟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즈>는 25일 지엠이 2009년 5월15일 내부 기술회의에서 점화장치에 결함이 드러난 쉐보레 코발트 차종의 블랙박스를 분석해 수십만대의 점화·에어백 장치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사고 유족들에게는 “차량에 결함이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고 전했다.
지엠은 쉐보레 코발트와 폰티액G5 등 차종의 점화장치 결함을 인정하고 지난달에야 160만대의 차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최근에는 뷰익 엔클레이브, GMC아카디아 등의 측면 에어백 결함 때문에 120만대의 차량을 추가로 리콜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즈>는 “지엠이 차량 점화장치 결함을 알게된 지 한달도 지나지 않은 2009년 6월12일에 유사한 사고가 발생해 18살 청년이 숨졌는데도 유족들의 요구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결함 확인 뒤 최소 23건의 유사한 사고가 발생해 모두 26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신문은 “심지어 지엠은 사고 유족들에게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철회하지 않으면 소송비용 반환 청구 소송을 내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리콜 사태로 손실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차량 결함 사고로 피해를 입은 유족들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어, 세계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아 가까스로 회생한 지엠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발생한 코발트 충돌 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10대 소녀 3명의 가족은 최근 지엠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미국 연방 검찰이 지엠의 늑장 리콜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고 의회도 청문회를 벼르고 있어, 지엠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정남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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