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트곡스 거래내역 파일 빼내
“경영진이 비트코인 빼돌렸다” 주장
루비니는 “비트코인 폰지사기 비슷”
“경영진이 비트코인 빼돌렸다” 주장
루비니는 “비트코인 폰지사기 비슷”
※마운트곡스 : 비트코인 최대 거래소
한때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였던 마운트곡스가 수천억원대의 고객 비트코인을 해킹으로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며 파산보호 신청을 내자 해커 집단이 폐쇄된 사이트 서버를 공격해 데이터를 빼낸 뒤 “경영진이 사기를 쳤다”고 맞받았다.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해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을 다단계 금융사기에 빗대어 비난했다. 온라인 시대 가상화폐로 각광받으며 투자 열풍과 거품 논란을 불러온 비트코인이 보안 취약성 등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고 있다.
10일 영국 <가디언> 등은 익명의 해커들이 마운트곡스의 최고경영자인 마크 카펠레스의 개인 블로그 등을 해킹해, 그가 이용자의 비트코인을 도둑질했다고 비난하는 공개편지와 함께 사이트 서버에서 빼낸 거래 내역 파일을 올려놨다고 전했다. 게시된 750메가바이트 용량의 압축파일은 2011년 이래 마운트곡스에서 이뤄진 모든 거래 내역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가디언>이 짚었다. 일본 도쿄에 근거지를 둔 마운트곡스는 세계 비트코인 거래 비중의 70%를 차지하던 대표적인 거래소였다. 하지만 이 거래소는 고객 비트코인 대규모 분실 사실을 담은 내부 문건이 온라인에 유출되자 지난달 25일 갑자기 사이트를 폐쇄했다. 이어 카펠레스는 고객 비트코인 75만개와 자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10만개를 여러 해에 걸친 해킹으로 분실해 되찾기 어렵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하고는 도쿄 지방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마운트곡스는 미국 법원에도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10일 확인됐다. 비트코인 85만개는 발행 총량 1200만개의 7%에 해당하는 규모로, 최근 가격으로 5000억원대를 넘나든다.
하지만 해커들은 마운트곡스가 비트코인을 빼돌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해커들은 해킹을 해보니 파산 시점에 마운트곡스가 95만1116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이터를 확인했으며, 이는 비트코인이 분실되지 않았음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이 이를 빼돌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운트곡스가 고객 비트코인을 빼돌렸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와 관련해 일부 고객은 자신의 거래 내역이 맞다고 주장하고 일부는 아니라고 주장해서 진실성이 확실히 가려지지 않았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을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 사기’에 빗대어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범죄 활동 근거지가 됐다는 사실과는 별도로 “비트코인에는 금이나 서비스 가격이 반영된 적이 없어서 가치척도가 될 수 없다”며, 대안 화폐로서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폰지사기와 범죄 활동의 통로 중간쯤에 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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