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낮아지자 물가 오를까
“금리 올려야 한다” 주장 나와
옐런 의장 등은 “시기상조” 반대
“금리 올려야 한다” 주장 나와
옐런 의장 등은 “시기상조” 반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부에서 2008년 경제위기 대응책으로 실시중인 제로금리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5년여 만에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19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회의록에는 “몇몇 위원은 연준이 지금까지 제시해온 것보다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빨리(relatively soon)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연준은 2008년 12월부터 기준금리를 제로에 가까운 초저금리(0~0.25%)로 하는 정책을 지금까지 유지해 왔으며, 내년 하반기까지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이번 회의록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하는 단계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매파’들이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 안에서 금리 인상 주장이 나오는 것은 미국의 실업률이 기준금리 변경의 잣대로 제시한 6.5%에 거의 근접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실업률은 지난 1월 6.6%로 떨어졌다.
조기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연준 이사들은 금리인상 시기를 놓치면 경기가 과열돼 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다른 연준 이사들은 “그런 논의는 현 상황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회의록은 기록했다. 이들은 경제가 회복 초기 단계이고, 물가가 목표치인 2%에 훨씬 못 미치는 만큼 금리인상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후자에 속한다.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을 보여주는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시작 시기를 2015년 9월께로 예측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러 연준 이사들은 이런 시장의 예상과 보조를 같이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연준 이사들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논쟁이 슬금슬금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논쟁이 일면서 연준 이사들은 1월 회의에서 향후 금리정책의 방향을 투자자들에게 미리 제시하는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방식을 조만간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는 ‘실업률 6.5%’라는 숫자에 연계시켰는데, 이를 다른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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